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 전3권 세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 / 손안의책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먼저 흠부터 잡아보자.
이 출판사의 경우 책의 외양에 꽤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언제나 하드커버에 디자인도 깔끔하다.
그런데 왜 가격은 생각을 안 하는지?
이번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는 시리즈 3권짜리다.
각권 1만원. 3권을 한꺼번에 사면 3만원이다.
물론 할인도 되고 적립금도 있으니 20%는 할인해서 사는 거지만
사람의 기분이란 게 책 하나를 2만 몇천원을 주고 사기 쉽지 않다.
(권수는 3권이라고? 그래도 이어지는 하나의 스토리인 이상 이 책은 체감으론 1권짜리일 뿐이다)
서점에서 보고 집어들었다가 가격 보고 내려놓았다가
인터넷서점에서 쿠폰이벤트를 하길래 구입했다.
이쁜 외양도 중요하지만 다음부턴 독자입장에서 생각을 하면 좋겠다.
얄팍한 사륙판 하드커버 3권짜리보다 두꺼운 신국판 2권짜리 무선제본이 낫다.

눈 오는 날 등교한 8명의 아이들. 이들은 모두 같은 반의 친구들이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등교했는데 학교에 사람이 없자
이들은 처음에는 임시휴교라는 말을 못들었나 의아해한다.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려고 하지만 학교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문은 물론 창문도 열리지 않고 심지어 깨지지도 않는다.
당황한 아이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2달 전에 자살한 같은 반 아이의 이야기가 나오고 아이들은 더욱 당황한다.
누구도 그 아이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한 아이가 깨닫는다.
자신들은 원래 8명이 아니라 7명이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섞인 아이들 중 원래 없어야 하는 아이는 누구일까.
이공간에 갇힌 아이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에 갇혔는지,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자살한 아이는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여기서 나갈 수가 있는지 고민하고, 두려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그 자리를 마네킹이 대신한다.

미스터리라고 해야할지, 호러물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성장소설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미지의 공간에 갇힌 아이들 하나하나의 과거가 밝혀지고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내와 상처를 드러낸다.
2달 전 자살이 있었던 학교 체육제 마지막 날에 대한 각자의 기억이 교차하고
8명 모두의 과거가 드러난다.

1권 중반까지는 인물들이 많아서 다소 산만한 느낌인데
그 이후로는 흥미진진해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8명 모두의 과거를 일일이 다루다보니 중간중간 지루한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독특한 발상과 분위기 때문에 흡입력이 굉장하다.
오래간만에 열중해서 단숨에 읽은 책이다.
책의 하드웨어에 대한 불만을 제외하면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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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리랄라 2006-05-01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부메의 경우를 생각하면 일부로 3권을 냈다기 보단... 원래 3권짜리라서 맞춰낸게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쿠폰 이벤트가 끝나면 섣불리 사긴 힘들겟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