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구지라 도이치로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은 기존에 출간된 <화요일클럽의 살인>
<독초콜릿 사건> <흑거미 클럽>과 맥락을 같이하는 소설이다.
즉 한 그룹의 사람이 똑같은 사건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한명의 탐정이 진실을 밝혀내는 패턴을 사용하고 있다.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이 다른 책과 차별되는 것은 거기에 덧붙여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와 같은 그림동화를 추리소설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기존 추리소설에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추리소설 독자로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의 작가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부족하다.
추리소설 독자라면 알고 있는 로널드 녹스의 추리소설의 법칙이 있다.
1. 범인은 이야기의 시작 때 등장한 인물이어야 한다
2. 탐정 방법에 초자연적인 능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3. 범행 현장에 비밀 지하도나 통로가 있어서는 안 된다
4. 미발견의 독약이나 까다로운 과학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는 장치를 범행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5. 중국인을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
6. 우연이나 육감으로 사건을 해결해서는 안 된다
7. 탐정 자신이 범인이어서는 안 된다. 단, 범인이 탐정으로 변장하여 작품 중의 등장인물을 속이는 경우는 괜찮다
8. 탐정은 독자에게 제출하지 않은 단서로 범행을 해결해서는 안 된다
9. 탐정의 해설자는 자기의 판단을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10. 쌍둥이나 1인2역의 변장은 미리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책의 작가는 이 중에서 8번 조항을 어기고 있다.
독자로서는 읽으면서 참 짜증나는 일이다.
사건은 벌어졌고 단서도 주어졌는데 탐정은 독자에게는 제출되지 않은 단서를 사용해
'이렇기 때문에 범인은 이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모든 단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 편을 읽으면서
억지스러운 추리에 재미가 반감되었다.
아마 작가가 그림동화를 추리소설에 접목한다는 형식에 지나치게 얽매여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동화의 몇몇 포인트만 차용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더 융통성 있게 글을 썼더라면
이렇게 치명적인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마지막 단편은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추리에 어이가 없었다.

책의 장점>
그림동화를 차용한 독특한 이야기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책의 단점>
추리소설의 기본이 부족하다

총평>
전체적으로 설렁설렁 읽기는 큰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독자라면 아쉬움이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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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2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좀 해결방식이 억지스러웠어요 ㅎㅎㅎ

보석 2010-07-27 09:16   좋아요 0 | URL
그쵸! 소재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