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 한양문고이다.
어제도 친구 만나러 홍대에 갔다 자연스럽게 들렀다.
꾸준히 사서 읽고 있는 만화책 신간이 혹시 나왔나 싶어 휘휘 둘러보다
<심야식당>을 발견했다.
최근 어느 책인지 블로그인지에서 괜찮은 만화라는 평을 봤던 기억에
5권까지 나온 책 중에 일단 1, 2권을 집어들었다.

내용은 참 단순하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하는 작은 식당이 있다.
메뉴는 정식 하나와 술뿐이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손님이 메뉴를 청하면 재료가 있는 한도에서
마스터가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나는 기무라 타쿠야가 나왔던 드라마 '히어로'를 떠올렸다.
기무라 타쿠야가 정의감 넘치는 검사로 출연했던 드라마 속에는
술집이 하나 나오는데 술집 마스터는 기무라 타구야가 '**있어요?'라고 하면
설마 그런 게 있을까 싶은 것까지 '있다' '된다'고 말한다.
그게 꽤 웃기고 인상적이어서 자연스럽게 이 만화를 보고 떠올렸는데,
실제 만화는 그 드라마와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심야식당>은 요리만화라기보다는 일상에세이에 가깝다.
식당이라는 장소에 음식을 매개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첫 화의 험상궂은 야쿠자는 문어 모양 비엔나 소시지를 매개로
가게에 오는 중년여성과 친구가 되고,
뜨지 못하던 엔카 가수가 좋아하는 고양이 맘마(밥에 가다랭이포와 간장 뿌린 것)에
대한 이야기는 짠한 뒷맛을 준다.

나름대로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 요리가 메인인 만화를 보게 되면
읽으면서 심하게 식욕이 동하는데 이 만화는 그렇진 않다.
등장하는 요리가 계란말이,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과 스크램블,
계란 샌드위치, 식은 카레, 수박..처럼 너무 평범한 거라서 그런가?;
딱 하나 무와 소힘줄, 계란을 넣은 어묵은 끌렸다.
조금만 부지런했으면 야밤에 슈퍼마켓에 가서 재료를 사다 끓였을지도..;
(오뎅탕에 들어가는 무에 환장하는 1인;;이라
 가끔 오뎅 반, 무 반의 오뎅탕을 만들곤 한다.)

처음 펼쳤을 때는 뭐 이런 성의 없는(?) 그림이 있나 싶었는데
이것도 보다 보니 나름대로 정감 있다.
현재 5권까지 나왔는데 조만간 3, 4, 5권도 사야겠다.


덧:
하지만 이 만화 가격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무려 권당 7,500원!
최근 만화책 가격이 슬금슬금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페이지도 얇고 컬러도 아닌 이 책이 왜 그 가격인지 의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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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0-07-1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저도 홍대 갈때마다 한양문고 들리는데...ㅎ 저는 자주가는 곳마다 꼭 들리는 서점이 하나씩 있어요.ㅎㅎㅎㅎ
요즘 책값 너무 비싸죠. ㅠ ㅠ

보석 2010-07-14 09:11   좋아요 0 | URL
오! 애플님도 한양문고 마니아!ㅋㅋ 홍대쪽으로 가면 꼭 가게 되죠.^^ 가서 신간 뭐 나왔다 체크하고 그러다 몇 권 지르고..
책값은..대체로 오르고 있긴 한데 만화책쪽의 상승 폭이 일반도서에 비해 너무 큰 거 같아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화책 한 권 3,500원이었는데 슬금슬금 오르더니 요즘은 거의 5천원에 육박하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