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베로니카 마스>라는 미드에 빠져 있었다.
2004년에 1시즌이 시작되어 3시즌만에 종영된 드라마이다.
미국 내에서 시청율은 낮았지만 열혈 시청자가 많은 마니아 드라마였다고 한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만 베로니카 마스라는 여고생이 주변의 갖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 보다 상세한 줄거리
캘리포니아 넵튠(가상의 도시)의 넵튠하이스쿨은 부자집 아이들과 평범한 아이들이 공존한다.
베로니카 마스는 1년 전만 해도 넵튠 최고의 부자를 아버지로 둔 남자친구 던컨 덕분에
상류층의 생활을 만끽하는 학교 최고의 인기인이었다.
그러나 던컨의 동생이자 베로니카의 베프였던 릴리의 죽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보안관이었던 베로니카의 아버지가 던컨의 아버지를 범인으로 지목한 탓이다.
베로니카의 아버지가 수사에 난항을 거듭하는 동안 엉뚱한 곳에서 범인이 밝혀진다.
결국 시민들의 신뢰를 잃은 베로니카의 아버지(케이스 마스)는
보안관 자리에서 물러나 사립탐정 사무실을 열게 되고 베로니카의 어머니는 가출한다.
던컨에게는 일방적으로 결별을 선고받는다.
이런 사건들이 겨쳐 릴리의 죽음 후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게 된 베로니카는
자신이 그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들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심하게 취한 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강간 당한다.
불과 1년만에 학교의 인기인에서 왕따가 되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투성이지만
당차고 활발한 베로니카는 굴하지 않고 아버지의 탐정 일을 도우면서 지낸다.
그리고 학교 아이들의 사건을 해결해주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꿔간다.



주말 내내 버닝해서 1시즌 분량을 모두 끝내고 시즌2를 반쯤 보았다.
확실히 <베로니카 마스>는 많은 마니아를 양산할 만큼 재미있는 드라마이다.
특히 다음편을 보고 싶게 하는 낚시는 일품.
그러나 왜 시청율이 그렇게 낮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허술하기도 하다.
시점이 한번 달라질 때마다 뭔가 빠진 듯 부족한 느낌이 들고
등장인물들은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베로니카가 가입하는 신문부를 담당하는 젊은 흑인 선생님은 시즌1 오프닝에도 등장하는데
몇 화 나오고 안 보이더니 오프닝에서도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러고 나서 새로 나온 선생님 역시 한번 나오더니 퇴직한다면서 사라지고
또 제대로 된 소개도 없이 원래 이 선생님이었다는 듯 다른 선생님이 등장한다.
원래 방과 후 교실 담당교사는 이렇게 1년 사이에도 쉽게 바뀌는 것인가-_-;(그럴리가)

CSI나 NCIS, 콜드케이스, 크리미널 마인드처럼 드라마 한편에 시체 한둘쯤 나오지 않으면 섭섭한
본격 범죄수사 드라마와는 달리 베로니카 마르스의 사건은 좀더 온건하고 일상적이다.
학교 마스코트인 앵무새가 사라지자 그 앵무새를 되찾는 에피소드라던가,
헤어지자고 하자 과거의 부끄러운 영상을 퍼트리겠다는 남자친구에 대항하는 여학생,
잃어버린 개 찾기, 부모님이나 애인의 뒷조사 하기 등이 주 내용이다.
약혼자를 의심하는 부잣집 딸의 에피소드나,
부모님의 과거를 조사하다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 맥의 에피소드는 꽤 인상적이다.
거기에 시즌1에서는 릴리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 큰 줄기를 이룬다.
블로그 등을 검색해보니 뒤로 갈수록 스토리가 막장으로 흐른다고 하는데
일단 시즌2 중반까지는 흥미진진하다.

스토리와 별개로 드라마를 보면서 참 신기하게 생각한 건
드라마에 묘사되는 미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이었다.
정말 미국 고등학생들은 저렇게 돌아가며 파티 열고, 술, 마약, 섹스 등을 즐기는 걸까.
또 미국이란 나라는 저렇게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기는 곳일까.
주인공인 베로니카만 해도 던컨과 헤어진 상태에서 던컨의 베프인
로건과 사귀더니 모든 오해가 풀린 후에는 다시 던컨과 사귄다.
음...정말 저게 가능한 일일까.

이제 시즌2에서 10편 정도가 남았고 시즌3을 봐야 하는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반, 이미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생각하니 우려가 반이다.
 




<인물소개>
제일 오른쪽이 우리의 주인공 베로니카다.
실제로는 키가 작고 아담한 체형인데 꽤 귀여운 얼굴이다.
머리 좋고, 배짱 있고, 당찬 여고생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지 말라는 짓까지 종종 해서 속을 썩인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호감 가는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싫어하는 성격이랄까;
드라마상 베로니카는 사건 해결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그 덕분에 베로니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그녀에게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뿐이다.
심지어 중간에 잠시 사귀었던 보안관은 베로니카가 그를 이용해서 몰래
보안관서에서 보관하던 사건자료들을 빼낸 게 들통난 덕분에 시말서를 쓴 걸로 모자라
로건과 갑자기 불타오르게 되자 냉정하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문제는 헤어지는 그 말까지 그녀의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다녔다는 거;

그 다음으로 사진이 크게 나온 제일 왼쪽의 남자가 베로니카의 옛 남친인 던컨.
처음 나왔을 때는 꽤 잘생겼네 싶었고 1시즌에서는 헤어진 상태이면서도
베로니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보고 질투하는 모습이 꽤 귀여웠더랬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비호감-_-; 우유부단한 부잣집 아들의 전형이다.

그 옆의 흑인은 윌레스라고 베로니카의 새로운 '베프'라고 쓰고 '꼬붕'이라고 읽어야 하나;
전학온 첫날 그 지역 일진 일라이-사진상 베로니카 왼쪽 대머리 총각-에게 걸려
팬티 한장 걸치고 국기게양대에 묶여 있는 걸 베로니카가 구해주면서 친해진다.
베로니카가 사건을 해결할 때 같이 다니면서 많이 협조한다.

가운데 인상 쓰고 있는 남자가 던컨의 베프이자 베로니카와 사귀기도 한 로건이다.
딱 부잣집 망나니 컨셉으로 나온다.
처음에는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나 싶은데 뒤로 가면서 호감형이 된다.

그 오른쪽의 라틴계 남자는 그 지역을 주름잡는 갱단 두목인 일라이다.
베로니카가 감옥에 갈 뻔한 일라이를 구해준 덕분에 서로 돕는 협조관계가 되었다.
죽은 릴리와 잠시 깊게 사귄 과거가 있다.(릴리가 로건 몰래 바람을 핀 셈)
덕분에 로건과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둘 사이에는 우정 비슷한게 싹튼다.
 




오른쪽의 후덕한 아저씨는 베로니카의 아버지.
극중 제일 호감가는 인물이다. 과거의 실수로 명예도 잃고 일자리도 잃었지만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킨다. 유능한 사립탐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말 자상한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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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2-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꺄~ 나 이거 디게 좋아하는데!
던컨, 정말 찌질한데, 미워할 수 없는;; 캐릭이죠. 이런저런 미드 에피소드들에 단골 등장하는 청년이죠. 주인공으로 나온 뱀파이어 드라마가 있었는데 뭐더라(드라마가 너무 재미없어서 도저히 시즌을 다 볼 수가 없었다는;;)


보석 2008-12-24 13:58   좋아요 0 | URL
전 1시즌 초반만 해도 베로니카에게 질투하는 던컨이 귀여웠거든요. 특히 공중회전하다 머리 깨져서 베로니카가 차 태워 병원에 데리고 가는 데서는 정말 귀웠어요.^^ 그런데 갈수록 찌질찌질;;; 정말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해서 짜증 나더군요. 그런 면에선 차라리 로건이 확실하고 좋았어요.^^

하이드 2008-12-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실수;; 던컨이 아니라 로건이요 ;; 내가 좋아하는 찌질이는 로건, 던컨이 아니라요. 던컨은 싫어요. 나중에는 아예 시리즈에서 사라져 버리죠. ㅎㅎ

보석 2008-12-26 10:05   좋아요 0 | URL
아하! 어쩐지; 던컨은 정말 비호감이죠; 로건은 갈수록 귀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