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맥이라던가 풍수라는 게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평소 베개에 머리만 대면 5분 내에 잠들기,
언제 어디서라도 숙면하기,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기를 모토로 삼았던 생활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잠이 드는 것 자체야 여전히 베개에 머리만 대면 정신을 잃듯 잠이 드는데
문제는 숙면이다.
하도 깊이 잠 들어서 밤새 천둥번개가 쳐 온 가족이 다 일어난 가운데도
혼자 꿋꿋이 아무것도 모르고 잔 것 때문에 둔하다고 놀림을 받았던 적도 있는데
요즘은 하룻밤에도 몇 번씩 설핏설핏 잠이 깬다.
어제도 꽤 일찍 잠이 들었지만 밤새 모기 소리 때문에 깨고
문득문득 깨서 자세 바꾸느라 아침에 일어나니 개운하긴커녕 피곤하기만 하다.
문제는 이게 이사한 후부터 생긴 일이란 점이다.
이쯤되면 평소 믿지 않더라도 농담으로라도
'혹시 수맥이라도 흐르는 거 아냐?'란 말이 절로 나온다.
심각하게 가구배치를 바꿔볼까 싶기도 하고.
(침대는 이게 안 좋다. 이불이면 그냥 슥 끌고 옮기면 되는데.
침대 위치 바꾸려니 방 안의 모든 가구를 다 옮기게 생겼다)
어쨌든 수면부족으로 피곤이 가시질 않으니...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