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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언 연대기 : 용기사 3부작 1 - 드래곤의 비상
앤 맥카프리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테메레르를 읽은 후 퍼언 연대기와 비교한 글을 보고 이 책에 손을 대게 되었다.
전개 속도가 빨라 처음부터 넋을 빼놓는 테메레르와는 달리
용기사(정확하게는 용굴모) 레사와 여왕 드래곤 라모스의 만남이 150쪽이 되어서야 이루어진다던가,
초반에 배경 설명이 길어 글에 몰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는 말에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처음부터 흥미진진했다.
게다가 전개속도가 빠르기로는 테메레르 못지 않았다.
500쪽에 가까운 글을 한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읽어내렸다면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초반에 루아사 성주의 딸이면서 성을 점령한 팩스의 눈을 피해
10년 동안 성의 하인들 틈에 숨어 살며 복수의 칼날을 갈다
결국 갖은 계략을 써 마침내 복수를 성공하는 레사의 모습은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게다가 사포를 막기 위한 구성되었으나 400년 동안 사포의 접근이 없어
일반인들에게 멸시당하던 용기사단이 야심만만한 플라르의 손에 의해
무력한 모습을 탈피하고 자신들의 용맹을 되찾는 모습 또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판타지 소설, 특히 드래곤과 용기사가 등장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만족할 것이다.
몇 가지 흠을 잡자면, 먼저 주인공인 레사와 플라르의 연애노선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될 거란 낌새는 보였지만 말이다.
용의 교미와 맞물린 번개 불에 콩 볶는 듯한 전환은 좀....
로맨스 소설이 아니니까 쓸데 없는 밀고 당기기는 지양해야겠고,
두 사람이 충분히 교감하는 알겠지만...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주인공이 너무 먼치킨 아닌가 싶다.
초반에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하던 모습과 달리 용굴모가 된 후 레사의 행로는 일직선이다.
(플라르가 용굴령이 되기까지 2년 동안은 좀 답답한 세월을 보내지만)
첫 비행에서 그때까지 단순히 공간을 넘나드는 것에 그치던 용의 이동이
시간까지 넘나드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충분히 놀라운데
이후 이 시공간을 오가는 용의 능력을 너무 과용하는 거 아닌가 싶다.
시간 이동이 그렇게 남발해도 되는 일이었단 말인가;;;
초반의 느긋한 진행과는 달리 후반에는 진행이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였다.
사소한 몇 가지 흠은 있지만 <퍼언 연대기> 1권 드래곤의 비상은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반지의 제왕>처럼 묵직하고 진지한 소설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 소설이 너무 대중적고 가볍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남은 2, 3권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