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7
스펜서 존슨 지음, 스티브 필레기 그림, 박지원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변화와 승리의 길로 안내하는 멋진 모험의 길'이란 부제가 붙었다. 어린이용 경제서라고나 할까,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던 원작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대상만 바꿔 어린이용으로 만든 책이다. 작가는 원작 같은 스펜서 존슨인데, 사람들이 어렸을 때 그 책을 봤다면 더 좋았겠다는 말에 힘입어, 그리고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단다.
그림책으로 편집됐는데, 음... 좀 단순한 감이 있다. 그림이 너무 설명적이어서 삽화 이상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이야 시각에 따라 살아가는데 지침으로, 혹은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겠다 싶지만 나는 후자쪽이다.
인간에게 돈으로 치환되는 '치즈'를 찾아 떠나는 컨셉부터가 마음에 안 들고, 그 과정을 즐기는 데 의미를 두고 강조할 수도 있었을 텐데, 결과물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치즈가 상징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를 놓치고 있다.
치즈는 돈일 뿐인가? 결국은 원작의 문제로 다가가게 되지만 어린이용 책인데 이런 부분에서는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이를 읽는이의 상상력에 따라 다른 것으로 치환 가능하긴 하지만.)
돈으로 상징되는 '치즈'를 찾는 문제를 개인의 성향 탓으로 돌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일들(왜 꼭 치즈를 찾아야 하나? 모든 인간이, 아니 쥐들이 적극적이고 대범하고 두려움없이 치즈를 찾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을 찾아가고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치즈를 갖지 않은 사람에 대해 어떤 편견을 준다.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한 나머지, 혹은 나태해서 새로운 치즈를 찾지 못한 자들이고, 그런 자들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그뿐인가, 그 많은 치즈를 나눠 줄 생각도 안한다.) 삐딱한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혹시나 해서 봤는데 역시나. 그림책 치고는 별로 주목을 받지는 못한 작품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eylontea 2004-09-0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 책으로 베스트셀러라고 어린이 책까지 만드는 것은 너무 싫어욧..

찬타 2004-09-0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요! 혹시나 어린이 책은 어떻게 좀 각색을 했을까 싶어 봤는데, 흑... 원작의 한계를 여과없이 보여주더군요..ㅠ.ㅠ. 사서 본 책은 아니어서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