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aladin.co.kr/dbfans/7105073 뭐랄까. 여자들은 예쁜게 정답이라는 분위기에서 자랐잖아. 그런데 누구나 정답을 내밀 수 있는 건 아니거든. -내 누나, 에서 네일받고 온 손톱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누나와 동생의 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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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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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하루 평범히 살아가면서도 때마다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다.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이런 물음들이 책의 제목이라니. 제목만으로 설레인다.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줄 것 같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연히 접하게 된 마스다 미리의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던 그런 질문들이 책의 제목이라니.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결혼하지 않아도 괘찮을까?>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그리고 나의 책 <내 누나>

너무나 귀여운 수짱의 책갈피를 사은품으로 받았다. 헤헤. 정말 귀엽다.

 

 

 

 

 

 

어릴 적부터 남동생과 유난히 사이가 좋았다. 나이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거의 업어 키웠다. 어느 집이나 어릴 적엔 그렇게 사이가 좋다가도 나이가 들면 조금 멀어지게 마련이다.

 

이번에 한달을 남동생과 같이 살게 되었다. 어렸을 적이야 당연히 같이 지냈지만 점점 커가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따로 살게 되고, 그러다보니 정말 가끔만 보게 되었다. 어색한 기운을 잠재우기 위해, 넌지시 동생에게 건낸 이 책. 5분도 지나지 않아 푸하하하, 소리가 들린다. 쪼르르 달려와서 누나도 자주 안 빨아? 이 멍청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니가 그런걸 물어보니까 여자친구가 없는겨! 그동안의 어색함이 단박에 사라진다.

 

 

 

 

 

이 책도 누나와 남동생이 함께 살게 되면서 겪은 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남동생은 누나의 끈기있는 무계획함에 놀라기도 하고, 여자들이 얼마나 속옷을 자주 빠느냐에 대해 경악하기도 한다. 몰랐던 여자의 신비랄까. 안그래도 여자에 대해 신비함이 없다고 하는 내 동생은 이 책보고 몰라도 될 걸 알게 되었다며 슬퍼(?)했다. 그래도 여자친구한테 코트를 선물하는 멍청이가 되진 않을것 같다. 쩝, 괜히 남 좋은 일 시켜준 기분이네.

 

 

 

 

 

키득키득, 더운 바람 가득한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재미난 책을 읽으니 여름도 훌렁 지나가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 책 읽으면 읽을 수록 남편이 읽어야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여자 마음을 이렇게나 쉽게 재밌게 썼는데 모른다면 바보. 진짜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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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군주를 만나다
안미헌 지음 / 생각빌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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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3, 6, 9 법칙"이 유행이었다. 3년 내에 자신의 직장에 적응을 마치고, 6년 내에 자신의 길을 찾아야하며, 9년 내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뭣 모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말은 철석같이 믿었다. 아이를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그 안에서의 내 전문성을 찾고 키워나가는데 주력했다. 그러면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9년차이다. 이루어 놓은 성과는 별로 없고, 아이들과의 관계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대상은 다르지만어느 직장이나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다. 분명 나는 타인을 배려하고 행동하는 것인데, 그로인해 상대와 트러블이 생길 때가 많았다. 좋은 인간이 되고자, 친절한 동료가 되고자 할 때마다 상대에게 뒷통수를 맞는 경우도 생겼다.

 

 

어떤 책을 읽어야 도움을 받을까 고민하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에 대한 첫 인상은 그닥이었다. 굳이 여자라고 나누어 놓은 것은 무엇이며, 군주라니. 군주는 민주주의와 반대 아닌가? 너무나 낯선 단어인 군주와 여자. 여자인 군주였던 여러 여왕들을 떠올려보아도 그들의 스캔들만 기억날 뿐, 그들이 이룩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때로는 동물보다 잔인한 본능을 지니고 있다. 지배자는 아랫사람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겸손한 태도는 오히려 해로운 경우가 많다. 양면을 다 이해하고 컨트롤 할수 있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감정을 느낀 적이 많다. 함께 해 나가고 손 잡아주기 보다는 돌아서서 비웃고 무시하는 잔인함을 목격할 때 말이다. 그렇기에 리더의 겸손한 태도가 오히려 해롭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였다. 때때로 사람들은, 친절하게 대하면 그것이 권리인양 마구 대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의 양면성을 잘 알아야한다는 말에, 이미 저자의 팬이 되어 있었다.

 

 

 

여자들이 리더가 되면 오히려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들도 남자 상사를 편하게 느낀다. 확실하게 말이 통하고 필요없는 감정 낭비가 덜해서이다. 어째서 여자들은 리더로서 부족할까? 그 이유를 마키아 밸리의 군주론과 동양의 제왕학을 연구한 한비자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군주로서의 '힘의 논리'를 갖추어야 여자도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살벌한 전쟁터에서 불필요한 인정이나 동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죽임을 당하는 것은 생존의 절박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배려하고 싶다면, 일단 이긴 다음에 베풀어라. 그래야 고마워 한다. 뭔가 물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만 물어라, 뭔가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만 충고를 들어라. 사람을 가려야 정확한 답이 나온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정말, 비급서 같다고 할까?  회사에서의 사례와 역사적 인물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무릎을 탁 칠만큼 탁월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고 있다. 마치 남자  선후배들이 술 한잔 하며 들려주는 특급 노하우들 같았다.

 

 

냉정한 것도 훌륭한 인품이고, 악한 사람과 잘 지내는 것 또한 복이고 재능입니다. 논리가 결여된 감성과 열정은 오래가지 못해요.

 

 

분명 리더로서 여자들이 지닌 장점은 많다. 따뜻한 카리스마가 주목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항상 따뜻하기만 리더는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다. 여성에게 부족한 논리와 냉정함을 갖춘, 내 일에서의 리더가 되는 것.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리더를 꿈꾸는 여자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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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의 작은 냄비 신나는 새싹 2
이자벨 카리에 글.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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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나도 장애인이었다. 심한 눈병으로 한 쪽 눈의 시력을 90% 잃어버려 잘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나톨처럼 숨고 싶었다. 목에는 500원만한 커다란 점이, 한 쪽 눈은 시력을 거의 잃어버려 잘 보이지 않는 내 모습이 너무나 싫어 말도 안하고 지냈다. 누구의 책임도 잘못도 아님에도, 마음을 닫고 말을 끊고 살았다. 내가 가진 장애는 눈도, 점도 아니라 그걸 불행하게 여기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나톨의 작은 냄비>를 읽고 눈물이 계속 나왔다.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냄비로 평범한 아이가 될 수 없었던 아나톨. 빨갛고 작은 냄비는 아나톨에게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다. 상냥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이지만, 사람들은 아나톨의 냄비만 쳐다본다. 빨갛고 작은 냄비만 본다. 냄비가 이상하고, 냄비가 무섭기 때문이란다. 아나톨이 냄비를 가지고 다니는 건, 아나톨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읽는 내내 어릴 적 내가 떠올랐다. 눈이 잘 안보인다 말하면 사람들은 나를 피했기 때문이다. 괜히 병이 옮을까봐, 똑같아질까봐. 어린 마음에, 바보 같은 생각으로 나는 내자신을 학대하고 얼마나 아프게 했을지, 아나톨을 보면서 깨달았다. 남보다 먼저 내 자신에게 먼저 손내밀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다. 남과 같아 지려면 남보다 두 배는 더 노력하는 아나톨의 모습은 바로 나였다. 그리고 그저 냄비를 끌고 다니는 이상하고 무서운 아이도 바로 나였다.

 

 

나처럼 아나톨은 너무나 힘들어 숨어버리려고 하였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아나톨을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 냄비를 가지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냄비를 담을 가방도 받고 말이다. 세상에 자신과 같은 사람이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다시 한 번 용기내어 살아가는 아나톨. 아나톨의 삶은 예전과 달라졌다. 친구들과 함께 웃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한다. 여전히 아나톨은 예전의 아나톨인데 말이다.

 

 

말도 않고 방구석에만 있던 나를 정신차리게 한 것은 아빠의 한마디였다. 언제나처럼 병원에 다녀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빠는, 목을 꾹꾹 눌러 말했다. "아빠 눈 줄게." 누군가에게 이렇게 커다란 사랑을 받아도 될까, 내가 원한 것은 결코 아빠의 그것이 아니었다. 아빠의 큰 사랑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찾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나톨을 도운 사람은, 아마 아나톨의 엄마가 아니었을까. 커다란 사랑은 자신이 행복해도 된다고 믿게 한다. 용기를 준다. 아나톨도 나처럼 이겨냈다.

 

 

내 냄비는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더이상 냄비를 숨기지도 않는다. 살아갈 수록 느끼는 것이, 사람은 누구나 '장애'라는 냄비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를 불쌍히 여길 때 불행해지는 것이다. 장애가 있던, 없던, 크던 작던 그것이 우리의 본 모습을 가릴 수는 없다. 빨간 작은 냄비를 가지고 다니는, 누구보다 반짝 반짝 빛나는 소녀 아나톨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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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들이 쏟아진다> 흑판3 판서를 할 때 가끔 칠판에 비친 아이들의 얼굴에 씌어진 글자들이 보일 때가 있다. -우리는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라는 교육만 받았지, 그 친구를 올바르게 이끌어주라는 교육은 받지 못했다. 돌아보면, 아이들의 얼굴이 쓱싹쓱싹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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