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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캡슐 - 꿈을 이루는 도구
윤두환 지음 / 북마크 / 2014년 7월
평점 :
드디어, 2년 6개월 간의 육아휴직이 끝을 보인다. 육아가 끝이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지장을 2년여간 쉬고 아이에게 집중한 시간이 끝난다는 건, 내 생애에서도 참 큰 일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한 사람을 위해 오로지 모든 시간을 집중한 시기아닌가.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후회는 없지만, 참으로 쉽지 않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한 시간이었다.
복직이 다가오면서 가슴에 묻어둔 일들이 하나 둘씩 생각난다.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해야지, 한국사 책 20권을 읽어야지, 살을 빼야지, 헬스장에 다녀야지 하는 일들 말이다. 나를 위한 시간이 생긴다는 것이 이렇게 두근거리는 일이었는지 그 전에는 몰랐다. 너무 몰랐기에 어떠한 목표도 없이 그냥 되는대로 살았다.
이 책 <시크릿 캡슐>이라는 제목을 듣고 처음에는 의아했다. 타임캡슐 같은 걸까? 아니면 그냥 추상적인 개념인가? 알 수 없는 대상이라 그런지 더 궁금해졌다. 시크릿 캡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시크릿 캡슐은 일종의 약속이자 지향점이다. 미래에 이루고 싶은 일을 적어 보관하는 캡슐이다. 실제로 시크릿 캡슐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삼각 플라스크에 커다란 캡슐 하나가 쏙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캡슐 안에 이루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적어 보관하는 것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 시크릿 캡슐을 설명하는 이 책은 참 재미난 구석이 있다. 첫사랑 미진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꿈을 발견하는 서동우의 이야기가 큰 줄거리이다. 미진과 동우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시크릿 캡슐을 통해 잊고 있던 간절함과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한다. 시크릿 캡슐은 '간절함을 보관하는 것'이다.
마치 예전, 어릴 때 쓴 일기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유치하고 낯 뜨거워지게 부끄럽지만서도 서툴게 쓰여진 일기 말이다. 내가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이라고 써내려가던 그 꿈들을 서른이 지난 지금 발견한 기분이다. 내가 이런 꿈도 꾸었던가 싶기도 하고, 아 맞아 나는 그게 정말 좋았어 하고 감탄하게 된다. 내가 잊고 있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시크릿 캡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되는 대로 살게 된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아무 생각없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슴 속 보석 하나를 품고 살아가자하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는 책이다.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을 시크릿 캡슐에 적어 늘상 보고 자극 받는다면, 꿈을 이루는 것도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나는 어떤 꿈을 적어야 할까 생각한다. 천천히 오래오래 생각해서 내 꿈을 적고 보관하고 싶다. 훗날 시크릿 캡슐을 열었을 때, 후회보다 자긍심이 들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