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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다 - 한반도 음식 문화사 ㅣ 작은 역사 3
주영하 글, 서영아 그림 / 보림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밥상, 이 말이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어릴 적에 어머니의 "밥상에 수저 놓아라!" 하는 말씀이 곧 식사의 시작이었지요. 안방 뜨듯한 곳에
밥상을 놓고 반찬들과 국을 올려 놓으면 한가득 퍼주시던 밥그릇이 생각납니다. 그 뜨끈하던 밥냄새도요.
요즘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밥 한끼 먹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정말 특별한 날이 아니면 대부분 혼자 혹은 둘이 조촐하게 차려놓고 먹지요.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옛날에는 어떻게 먹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책, 보림의 작은 역사 시리즈 <바방을
차리다>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역사를 바라보자는 뜻일까요. 작은 역사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작은 밥상 하나에도 역사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밥상에서 어떤 역사가 시작되었을까요. 그 시작은 구석기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석기의 수렵채집 생활에
먹었던 것과 신석기 시대의 농경생활의 그것은 참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릅니다. 누군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역사도 급물살을 탔지요.
잉여물이 생기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한 권력이, 계급을 낳고 전쟁이 시작되며 나라를 이루고 멸망하게 됩니다. 그 모든게 쌀 한톨에서
말이지요.

고려 시대에 우리의 밥상이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채식이 주였던 밥상에 원나라의 밀가루와 두부와 소주가 전해지면서 풍성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셋다 참 좋아하는 것들이라 먹고 싶어지더라구요. 이 책을 보다보면 기-승-전- 먹고 싶다, 입니다. 그림을 어찌나 맛깔나게
그렸는지, 고구려 벽화 푸이 그림이면서도 입맛이 당깁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허균의 이야기였어요. 조선의 맛있는 것은 모두
먹었다며, 자칭 타칭 미식가라고 불리던 그가 유배생활 중 먹고 싶은 것을 책으로 엮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강원도의 것부터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홍길동을 쓸 정도로 혁명적 사상을 지닌 그도 저처럼, 누구나처럼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생각에 동질감이
느껴지네요.
글밥이 많고 내용이 쉽진 않습니다. 혼자 읽는다면 초등학생도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이해가 될 듯 합니다. 그렇지만 함께
읽는다면 이런 책은 유아도 즐길 수 있어요. 네살 아이도 이 책을 참 좋아해서 늘 가지고 옵니다. 함께 읽자는 것이지요. 쉽게 쉽게 그림을
설명하며 읽으니 아이도 포옥 빠져드네요.

오늘 저녁 밥상을 차릴 때는 돌돌 매인 굴비를 하나 구워보려고 합니다. 아이가 물고기가 참 많다며 감탄한 장면에 나온 그 굴비를요. 함께
읽고, 함께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보림의 <밥상을 차리다>였습니다.
이 책은 보림출판사에서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