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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40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한때 파울로 코엘료에 빠진 적이 있어요. 특히 그때가 청춘 시절이었어서 그런지 그의 <연금술사>는 거의 바이블이었지요. 뭐든, 내가 하고자하는 마음이 크면 온 세상이 나를 돕는다는 말, 인생을 시작하는 청춘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던 말이었지요.
마치 이 두 사람처럼요. 존 클라센의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를 읽다보니 연금술사의 청춘이 떠오르더라구요. 무슨 이유로 땅을 파는 것일까요?
월요일에 샘과 데이브는 땅을 팠어요.
존 클라센의 그림책은 참 문장이 간결합니다. 어째서, 라는 설명은 보기 힘듭니다. 또한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이해는 오로지 읽는이에게 넘겨두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더 필요한 책입니다.
<연금술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는데, 분명히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이 마지막 삽을 앞에 두고 포기한다는 것이었어요. 그 장면 이후 뭔가 노력하다가 너무 힘들 때, 항상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것이 마지막 삽은 아닐지 하고 말이에요.
이 친구들을 보니 그 말이 정말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만 더 팠더라면 커다란 보석을 얻었을텐데 말이지요. 강아지도 아쉬운 듯 보석 쪽을 보고 있네요. 그 강아지 참 신기합니다.
샘과 데이브는 자꾸자꾸 땅을 팠어요.
책을 읽다보면, 그래 조금만 더 파면 아까보다 더 커다란 보석이 있어!라고 응원하게 됩니다. 저 보석을 얻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샘과 데이브도 보석을 얻기 위해 땅을 파지 않을까 싶어요. 안그러고선, 뭣하러 저렇게 힘들게 땅을 파나싶어요.
아, 그렇지만 이번에도 보석은 물 건너 갔습니다. 자꾸 땅 파는 방향을 바꾸니 말이에요. 이번엔 한 삽도 아니라 한 국자만 되어도 충분할텐데요. 강아지의 표정이 정말 아쉬워 보입니다.
자꾸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커다란 보석을 계속 놓칩니다. 어쩜 저렇게도 빗나갈 수 있는지 그게 더 신기할 정도에요. 보는 이들은 안타깝고 웃기지만 샘과 데이브 두 당사자들은 열심히 몰두해서 땅을 팝니다. 강아지만 우리 마음을 알겠지요.
정말로 큰 보석입니다. 역시나 샘과 데이브는 보석과 어긋난 방향으로만 땅을 파고 있어요. 두 사람은 보석을 보지 못했으니 아쉬울 것도 없겠지만, 자꾸 한 삽만 더, 라고 응원하게 되네요.
둘은 끼무룩 잠에 떨어졌어요.
온 몸이 시커멓게 된 상태로 두 사람은 잠이 듭니다. 얼마나 고되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뭐라도 하나 생겼더라면 뭔가 보람있는 고생이었을텐데, 아무것도 얻지 못한 모습이 짠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무엇을 하는 걸까요? 땅을 파고 있는 것 같은데요
샘과 데이브는 진짜로 떨어지고 있었어요.
아까 깊은 땅 속이었는데 저렇게 떨어질 수가 있는 걸까요? 어디서부터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혹시 보석의 존재도 허상이었던 걸까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온 몸이 새카맣게 변한 것을 보면 정말 땅을 판 것이 맞는데 말이지요. 자세히 보면 아까 첫 장면과 달라진 것들이 눈에 띕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보석을 하나도 얻지도 못하고 힘들게 땅만 파다가 왔는데 멋진 경험이었다니요. 게다가 이들이 떨어진 세계는 아까 처음의 그것과 같은 것이 아닌데, 여긴 또 어디일까요.
알수 없는 물음만 가득하다 문득, 이들은 땅을 파는 일 자체를 즐긴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땅을 파는게 취미일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눈에도 보석이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저 땅을 참 열심히 판다라고만 생각했을 것 같아요.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는 샘과 데이브를 보니 머리가 띵 맞은 듯한 기분이 드네요. 어떤 일에 이유나 목적을 들지 않고 그 일 자체를 즐겼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요. 아이들이야말로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니까요. 단순한 이야기이면서 복잡하고 깊은 이야기이기도 한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정말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