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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5
박정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0월
평점 :
까만 밤하늘에 총총 떠 있는 별들이 마치 어제 내린 눈 같습니다. 드넓은 밤하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 마을. 둥근 달이 환하게 비추어 주네요. 따사한 표지를 가진 이 그림책은 네버랜드 우리의 걸작 시리즈의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입니다.
북스타트 지원 도서이기도 한 책이라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을 듯 해요. 게다가 2011 볼로냐 국제 도서전에서 일러스트상도 받았다지요. 아이들의 책 읽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책이라 그런지 더욱 궁금합니다.
그림부터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합니다. 낮은 담벼락, 파란 기와 지붕, 쪼르르 모여 있는 집들이 정겹네요. 요즘에는 아파트가 주거 형태의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담벼락을 마주하고 모두들 모여 살았더랬지요. 지붕도 비슷비슷한 색깔이었구요.
창문 너머로 세 아이가 보입니다. 고양이가 넌지시 바라보고 있네요.
"자장자장" 이라는 말은 아기가 잠을 자는 모습을 잘 표현해낸 단어같습니다. 저는 엄마가 토닥토닥 아기를 재우는 모습이 연상되는데요. 단어 자체가 가진 운율이 나지막하고 부드러워 잠이 솔솔 오는 듯 합니다.
별님이 아함 하품을 하고
달님이 둥실 지붕 위로 떠오르면
고운 우리말에 참으로 아울리는 정경이에요. 따뜻하다, 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그림입니다. 동판화로 작업을 하였다기에 자칫 날카로운 선이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 웜톤의 색깔들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차분하고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네요.
게다가 그림을 그린 방식을 보면, 아이처럼 그렸습니다. 달 밑에 있는 나무들을 보면 오른쪽을 향하고 있지요. 다른 나무들은 위쪽을 향하고 있고요.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직 전지적 시점을 익히지 못한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그린 그림들이 묘하게 더 정감이 갑니다. 아이들이 본다면, 이런 그림들이 더 익숙하고 편하겠지요.
피아노를 그린 시점과 아이들이 누워있는 모습이나 벽을 그린 시점은 모두 다르지요. 그림 내에 여러 시점이 존재하지만 그로 인햐 불편하거나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아이들도 잠을 자고 형제 쥐들도 잠을 자는데 아기 쥐 한 마리가 혼자 지붕 위에서 놀고 있네요.
실뭉치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잠들기 싫어 떼를 쓰는 아이같습니다. 예전에 시골 외갓집에 놀러가서 잠을 자려고 불을 끄면 꼭 쿵쿵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어요. 지붕 위에 살고 있는 쥐가 밤새 쿵쿵 거려서 잠을 못자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기억이 없을테지요. 이 장면을 보며 아이와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하니 좋더라구요. ^^
모두 모두 잠이 들었네요. 둥실둥실 어두운 밤하늘을 별처럼 여행하는 꿈을 꾼 것일까요. 문장과 그림 모두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이 책,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잘 맞는 배드타임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