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과 암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8
옐라 마리 지음, 엔조 마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 아시나요?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입니다. 강원도 정선에서 하루 세끼 유기농 라이프를 즐기는(?) 이서진씨와 옥택연씨의 모습을 담은 프로인데, 그걸 보노라면 하루 세끼, 삼시 세끼를 잘 먹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계란 하나도 참 먹기 힘든 것이더라구요. 여지껏 마트에서 사다만 먹었지, 닭들이 어떻게 자라고 어디서 알을 낳는지 몰랐어요. 마치 기계로 찍어낸 공산품처럼 계란을 생각했었지요. 

생명의 존재에 대한 부재감. 아이들은 더 심하지 않을까요? 생명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경험하기 어려운 세상이니까요. 그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옐라 마리의 <알과 암탉> 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옐라 마리는 디자이너 입니다. 글 없는 그림책으로 유명하지요.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과 계절의 순환, 자연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합니다. 참 좋아하는 작가에요. 디자이너이지만 그림책 작가로서도 참 멋진 작품을 만드는 모습이 좋아요. 

이렇게 알을 낳으려 준비하는 닭의 모습도 색다릅니다. 말 못하는 대상으로, 그저 계란을 낳는 동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의 털을 뽑아 푹신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니, 닭의 모성이 느껴지더라구요. 
저 알 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자그마한 생명의 기운이 보입니다. 
따뜻하게 품은 알 속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커다란 태반에 연결되어 있는 병아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노른자를 다 먹고 쑥쑥 자랐나봐요. 알이 꽉 차도록 병아리가 자랐네요. 참 신기하지 않나요? 음식으로서의 계란이 아니라 생명의 통로가 된 계란입니다. 그 속에서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니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어른인 제가 봐도 신기한데 아이들은 얼마나 놀랄까요. 
암탉도 놀랐나봐요. 크게 확장된 눈과 떠억 벌어진 부리 사이로 "세상에나!" 소리가 저절로 들리는 것 같아요. 알 껍질을 깨고 세상 밖에 나온 병아리는 다소 지쳐 보이기도 합니다. 

출산할 때 엄마가 느끼는 고통이 1이라면 아이는 그것의 8배 고통을 겪고 태어난대요. 그만큼 태어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아기들, 좁은 산도를 지나면서 머리 모양이 약간 길죽하게 바뀌기도 하지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 때는 제 아픔만 힘든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아이는 더 힘들었음을, 그걸 미처 헤아려주지 못했음이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나를 낳았을 어머니 생각이 났어요. 내 어머니부터 나로 그리고 내 아이로 이어지는 생명의 고리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지요. 이 책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뿐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작던 병아리가 어느새 자라 영계가 되었네요. 제법 엄마를 닮은 듯 합니다. 이 녀석은 암탉일지 수탉일지 모르겠네요. 조금 더 자라면 이 아이도 또 다른 생명을 낳겠지요. 삶은 그렇게 생명을 주고 받으며 이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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