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럽고, 지저분하고 냄새도 나는 그런 개가 있다. 누가보아도 돌봐주는 이 하나 없는 떠돌이 개.
그 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를 드러내고 상대를 노려본다. 때때로 뼈다귀 하나를 위해 또 다른 개를 물어 뜯기도 한다.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사는 동안은 참 보기 좋게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비가 오고, 막사에 갇혀 죽을 뻔하던 기억이 떠오르며 개는 울부짖고 흐느낀다.
그래서, 미친 개, 라고 불리던 개가 있었다.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고 그저 괴로워할 뿐이었다.
유난히 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박기범 작가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가 표현하는 개들은, 그것들이 정말 개인지,
아니면 나인지 구분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살기 위해 흐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흐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인지.
어른이 되면서, 아무도 해치지 않아도 누구나 괴롭히고 싶어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읽는이마다 느낌이 달라서,
어떤 때는 내가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한마리 가여운 개가 되기도 하는 미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