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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나타났다!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
신성희 글.그림 / 북극곰 / 2014년 8월
평점 :
어느 날, 생쥐는 이상한 동물을 보게 됩니다. 목이 길고 등이 굽고 가시가 났다고 하네요. 그 동물이 무엇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생쥐는 고슴도치에게, 고슴도치는 사슴에게, 사슴은 또 다른 동물에게 "목이 길고 등이 굽고 가시가 난" 이상한 동물이 나타났다고 알려줍니다.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말 그대로, 그 이상한 동물이 무엇인지 책 맨 뒤에 가서야 알 수 있으니까요. 동물들의 이야기 만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더라구요. 마치 사슴처럼요. 사슴이 생각한 "목이 길고 등이 굽고 가시가 난" 이상한 동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고슴도치가 준 정보도 부족했지만, 사슴이 생각한 모습은 자신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기준에 비추어 생각을 한다, 소문은 퍼져나가면서 왜곡된다, 는 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할 수가 있네요.
작가인 신성희씨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주로 일러스트 작업을 하셨더라구요. 이번이 첫 그림책인데도 그 구성와 재미가 아주 조화롭습니다. 동물마다 생각하는 그 이상한 동물의 모습이 모두 달라, 그 모습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납니다. 게다가 왜 모두 다르게 그렸을까? 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타인의 생각과 소문의 왜곡이라는 좀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기도 합니다. 어렵게가 아닌, 재미나게 말이지요.
마지막에 나타난 그 이상한 동물은 생쥐보다는 목이 길지만 사슴보다는 목이 짧습니다. 등이 굽긴 했지만 원래 굽은 등입니다. 가시가 났다고 하는데, 발톱을 가시라고 한 것인지 아니면 딱딱한 표면을 가시라고 한 것인지 의문이 가네요. 아마도 생쥐가 보기에는 목도 길고, 등도 굽고, 가시도 난 것으로 보였나봐요. 무엇일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