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끌 거야! 괜찮아, 괜찮아 5
제임스 프로이모스 글.그림,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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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어릴 적에 엄마가 티비를 못 보게 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만화를 봐도 항상 엄마와 같이 보았고, 때때로 어떤 만화는 엄마가 더 챙겨서 보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래서 90년대의 모든 만화를 꿰고 있게 되었지요. 지금은 고전이다, 웰메이드다 하는 베르사유의 장미, 빨간 머리 앤, 모두 본방으로 시청했다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있답니다.

 

고등학생때 까지 만화를 챙겨보던 저는, 대학생을 거쳐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티비를 멀리 하게 되었어요. 티비만 켜면, 티비가 나쁘다고 하는데 양심에 찔려서 볼 수가 있어야지요. 언제부터인가 티비는 나쁘다, 바보상자다. 이런 말들이 나오면서 논술 시험의 단골 문제로 "티비가 일으키는 해악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토드네도 그래요. 제목부터 텔레비전을 끈다고 하네요. 저렇게 친근하게 웃고 있는 티비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토드의 부모님이야말로 혼나야할 분들이었어요. 바쁘다고 티비보라고, 무진장 급한 일로 티비보라고, 작은 일만 생겨도 토드를 티비 앞에 갖다 두신 분들이었거든요. 그러다보니 토드는 부모님보다는 티비랑 더 친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아주 놀라운 일이 생기게 되었지요.

 

저도 지금은 티비가 없지만, 가끔 친정에 가면 넋놓고 티비를 본답니다. 아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틀어서 똑같이 넋 놓고 보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참 티비 없애길 잘 했다 싶으면서도 어쩐지 짠할 때도 있어요. 저처럼, 엄마와 만화를 보는, 자기 어릴 때 만화를 모두 아는 그런 추억은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럼에도 티비를 끄니까 놀라운 일이 벌어지더라구요. 토드도 티비를 끄자, 책을 읽게 되었고, 부모님과 이야기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만화도 좋지만, 좀 더 소중한 가치를 위해 티비를 끄자, 이 책은 그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책 제목에서부터 훈계조의 냄새가 폴폴 나는 이 책. 그렇지만 읽다보면 뻔하지 않은 설정과 반전으로 웃음을 일으키며 자연스럽게 티비를 끄게 만드는 힘을 가졌어요. 아이가 너무 티비만 본다구요? 이 책 한 번 읽어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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