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알아야 말을 잘하지 생각을 더하면 2
강승임 글, 허지영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이제 23개월인 아가가 있다. 요새 말을 배우느냐 오물오물 뭐라고 말을 하는데, 그 말들을 잘 들어보면 다 엄마와 아빠의 말이다. 아까는 자동차를 휙 던지더니, 내 눈치를 보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던져" "혼나" "김@@" 이라고 말을 한다. "던지면 혼난다, 김@@ "이라고 말하던 엄마와 아빠의 말투 그대로이다. 뜨끔하다. 저 복사기 같은 녀석 앞에서 이제 뭔 말을 해야하는 걸까.


이 책은 말을 잘하기 위해 기초적으로 알아야할 것들을 설명하는 책이다. 아빠 엄마 할머니 삼촌 누나와 함께 사는 주인공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말하기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말을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배운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강하여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다루어 주어 읽고 난 후에 얻는 지식도 상당하다.


책에서는 총 6가지 주제를 다루었는데 첫번째가 사투리이다. 주인공네 집을 놀러온 부산 사투리를 통하여 표준말에 대해 알아보는 이야기이다. 두번째는 높임말이다. 주인공의 삼촌은 참으로 철이 없다. 여기저기 모두 반말이다. 내 동생이었으면 확 쥐어박았을 법하다. 그런 삼촌을 주인공의 누나가 기지를 발휘하여 좀 더 나아지게 만든다. 어린 아이들이 보통이 아니다. 세번째는 말투와 표정이다. 담임 선생님이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를 밝혀내고 심지어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아, 이 아이들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네번째 주제는 나쁜 말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이기도 했다. 요즘 아이들은 입만 열었다하면 욕이다. 욕을 하는 것이 멋져보이고 소속감을 들게 한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쁜 말이다. 어떻게 하면 나쁜 말을 순화할 수 있을까 작가 나름대로 고민하고 제시한 방법들이 신선하다.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다섯번째는 관용어다. '눈이 낮다' '콩깍지가 씌였다'는 원래의 뜻대로 사용하지 않는 말들을 통해 우리말을 풍성하게 배울 수 있게 한다. 여섯번째는 정말 마음에 드는 챕터였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순우리말로 고쳐부르는 것이다. 다정이는 곰살이로 바꾸어 부르는데, 참으로 듣기 좋은 이름이다. 내 이름은 원래도 순우리말이다. 그런데 내 이름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아이들이 지은 순우리말 이름을 보면서 정말 우리말이 예쁘구나, 내 이름이 이렇게나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록달록 예쁜 책 표지 중간에 세종대왕님이 웃고 계신다. 요새 인터넷을 보시면 아마 저렇게 웃지 못하시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말이야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말 속에 지역의 고유성, 상대에 대한 존경,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