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 1
이루리 지음 / 북극곰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와의 추억

딸이기에 더욱더 아빠와 추억이 많지요. 아주 어릴 적엔 발등에 저를 올리고는 방 안을 빙그르르 춤을 추며 걸어 다녔고,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이나 언제나 등하교는 아빠가 시켜주셨지요. 토요일에 수업이 일찍 끝나면 아빠랑 순대국이나 손짜장면을 먹으러 다니곤 했습니다. 아빠는 언제나 제가 반도 먹기 전에 다 드시고는 한참을 티비를 보며 기다려주셨어요. 그렇게 인생의 모든 부분을 아빠와 함께 했는데, 이상하게도 아빠와 함께 책을 읽은 기억은 아무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이 더욱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위한 책

59개의 그림책에 대한 일종의 서평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책을 위한 책, 그림책 설명서 같은 책입니다. 자녀들과 평생 이야기할 추억을 쌓아 가는 그림책 읽어주는 아빠들을 위한 책이지요. 1장 우리 가족 이야기, 2장 내 친구 이야기, 3장 우리 아이가 자라는 이야기, 4장 이야기와 상상력, 5장 우리 아이가 사는 세상 이야기, 6장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라는 6가지 주제로 아빠와 혹은 엄마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극곰 출판사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 이루리씨는 그 또한 동화작가이기도 하지요. 동화작가가 추천하는 그림책이라, 어떤 책들을 선정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읽지 않아도 읽은 듯한 이 감정은 뭘까요

그림책이라면 제법 읽었다는 저도 처음 보는 그림책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중 눈물을 쏟게 했던 글도 있었어요. 바로 <무릎 딱지>입니다. 저자는 그림책의 서문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시작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딱이었어요. 


엄마가 오늘 아침에 죽었다. 사실은 어젯밤이다. 아빠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난 밤새 자고 있었으니까 그동안 달라진 건 없다. 나한테 엄마는 오늘 아침에 죽은 거다.


아이의 엄마가 죽고 아이는 힘겹게 그 사실을 부정합니다. 그래서 엄마 냄새가 날아가지 않도록 한여름인데도 창문을 닫고, 엄마 목소리를 듣기 위해 무릎 딱지를 계속 떼어 냅니다. 아플 때마다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니까요. 저는 <무릎딱지>를 읽은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루리씨의 이 글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읽지 않은 그림책도 가슴으로 읽게 하는 저자의 글들이 감동적입니다. 웃음이 나게도 했다가 눈물이 나게도 하는 서평, 보신적 있으신가요?




우리 아가, 아빠랑 그림책 추억 쌓자꾸나

오늘 아이랑 같이 일단 <무릎 딱지>부터 책꽂이에 꽂아 놓으러 서점에 갑니다. 이 책은 엄마랑 읽고, <마이볼>은 내일 구입해서 아빠랑 읽게 하려구요. 59권의 보석 같은 그림책들 한 권 한 권이, 그리고 이루리 작가의 글들이 너무나 소중해요. 책마다 담겨 있는 아이의 이야기, 아이가 아빠랑, 엄마랑 이 책들을 읽었다는 것을 나중에 추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빠는 그림책도 읽어줬어.' 라고 말이에요. 아마, 평생을 살아갈 힘이 될 거에요. 이루리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