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는 성년의 날이었다. 성년이 되면, 막연하게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 믿었는데 나의 성년의 날은 어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하교후에는 알바에 가서 손님들에게 시달리는 보통의 날이었다. 뭔가 다르기를 바랐던 마음은 실망으로 가득찼고 결국엔 "이런 이름붙은 날, 정말 싫어."를 외치게 되었다.

 

그게 벌써 10년전 일이다. 이제 나는 내 생일이라 해도 설레지 않고 소풍을 간다하면 교통체증부터 걱정하는, 아주 재미없고 무덤덤한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런 일은 드라마에서 그러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어른'인 것이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나에게 멈추면 일이 멈추지 않을까 걱정하는 나에게, 어느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리의 삶은 특별한 시간들보다 평법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집중만 하면 전화번호부 책도 재미가 있어요.

지금 삶에 재미가 없는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 그날 나는 내 삶을 재미있게 꾸렸어야 했다.

성년을 맞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오늘은 학교 식당이 아닌 근처 떡볶이 집이라도 갔어야 했고

성년의 날이라고 장미꽃 한 송이 사서 알바할 때 들고라도 갔어야 했다. 내 자신이 나를 행복하게 했어야 했는데,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인생은 짜장면 같다고, 남이 먹을 때는 맛있어 보여도 막상 먹어보면 맛이 그저 그런 짜장면처럼 내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남의 짜장면에만 관심을 가졌기에 난 아주 재미없고 무덤덤한 사람이 된 것이다.

 

다정스럽게 이야기하는 듯한 혜민스님의 말씀은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방향을 일러주셨다. 나는 이제 내 삶을 아름답게 가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고 기다릴 때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을 찾아보며, 웃을 일이 없어도 입꼬리를 쓰윽하고 올려 웃는 얼굴을 지어보인다. 그렇게 멈추고 나니, 비로소 삶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 보이더라.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절대로 주눅들지 마세요.

당신은 하느님의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 외동딸이며

아직 때닫지 못했어도 이미 부처님입니다.

이 사실을 믿으면 그 누구도 당신을 주눅들게 하지 못합니다."

 

불행하다 느껴진다면, 멈추고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당신은 정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고, 소중하고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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