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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 ㅣ 동화의 맛 4
정하섭 지음, 양정아 그림 / 우주나무 / 2022년 1월
평점 :
아이들과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가끔 마음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우리들이 동화에서 이야기하는 친구의 개념과 어른이 되서 만나는 친구는 좀 다른 느낌인데, 그걸 저학년 아이들에게 있는그대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어릴 적 내가 생각했던 혹은 책에서 읽었던 친구의 개념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데, 어른이 되어서 만나는 친구는 뭐랄까 좀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친구 문제로 고생하는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생각보다 친구가 인생에 그렇게 중요하진 않단다, 책에서 만난 이상적인 친구들은 현실에는 사실 없다고 봐야 맞을 것 같다 등등 혼자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를 어찌 저학년 아이들에게 할 것인가. 솔직한 마음으로는 항상 친구에 대해 미화해서 아이들에게 이루기 힘든 환상을 심어주는 그런 류의 동화책들에 불만이 많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어릴 적부터 환상 없이 자라는 아이는 낭만이 없지 않은가. 어느정도 낭만을 지켜주면서 현실도 바라보도록 지도하는 것, 늘 그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오늘 읽은 책 <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는 예쁜 말로 쓰여진 1학년 ~ 2학년 동화책이다. 전체가 82쪽으로 3가지 단편이 모여 있어, 이야기 하나 하나가 길지 않다. 무심코 읽었을 때는 예쁜 말로 쓰여진 친구 예찬 동화책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기서 말하는 친구가 꼭 내 주위의 사람일 필요가 없었다. 돌부처 할아버지나 바우, 생명나무가 어쩌면 우리의 자연과 생명을 지칭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방 읽었지만, 생각할 거리가 남아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