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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똥 여우 ㅣ 웅진책마을 111
송언 지음, 허아성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이야기똥 여우라는 책 제목을 듣자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 책, 책 먹는 여우가 생각났다. 왜 책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여우들일까 하는 괜한 호기심이 이 책을 읽게 하였다. 책 먹는 여우와는 다르게, 이 책 속의 여우는 이야기를 참 맛깔나게 잘한다. 단지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넌지시 알려주는, 그런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이들과 척을 지고 지내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부터, 우물 안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개구리 이야기, 그리고 권위로 다른 이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자의 이야기까지. 어떻게 보면 이솝 같다고 할까? 혹은 세헤라자데 같다고 해야할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우의 현명함이 부러웠다.
한 권 안에 여러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어,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날씨가 좋은 날, 그늘 아래 너른 돗자리 깔아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들으면 제일 맛깔나겠다. 지금이야 코로나 때문에 옹기종기가 어렵지만, 언젠가는 이런 시절이 있었단다, 하고 여우가 들려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