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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얄밉지만 돈카츠는 맛있어 ㅣ 반갑다 사회야 25
김해창 지음, 나인완 그림 / 사계절 / 2020년 8월
평점 :
오. 왜색이 짙다.
책을 받아 본 후 첫 감상은 그랬다. 우키요에와 초밥, 경단, 스모선수, 기모노 뿐만은 아니었다. 그 배색이라고 해야하나, 책 앞 표지와 뒷표지를 감싸고 있는 줄무늬 배색이 그런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책제목을 감싸고 있는 육각형(사실 육각형은 아니지만)도 묘하게 일본 느낌이었다. 책표지에서부터 "나 일본에 대해 이야기할건데"라는 존재감이 아주 뚜렷했다.
응? 내가 모르는 일본이네..?
제목에서 돈카츠를 언급했기에,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을 법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 두께도 그렇고 일단 돈카츠는 너무나 친근한 것이기에 우리에게 친숙한 것을 다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읽는 내내 쏟아지는 지식들에 놀랐다. 일본에 대해 내가 이렇게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일본이 내각제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양원제로 참의원과 중의원으로 나누어진 것도 알았다. 그런데 상원의 개념인 참의원보다 하원인 중의원이 가진 권력이 더 많다는 것은 처음으로 알았다. 그런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 읽기에는 좀 어렵겠는데?
제목의 돈카츠만 보고 읽겠다던 아이는 언제쯤 돈카츠가 나오냐고 물으면서 책을 읽었다.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및 우리나라와의 관계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쉽지 않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다양한 그림과 형식을 넣었다. 만화와 캐릭터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문장을 입말로 풀었다. 내가 가장 흥미있었던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일본 그림들이었다. 후지산이 그려진 우키요에 라든지, 일본의 행사행렬 등을 표현한 그림들은 신기했다. 그림만 혹은 사진만 아니면 만화만 집중해서 보아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 공이 정말 많이 들어간 책이다. 대체로 사계절의 책은 그렇다. (사계절 출판사의 팬입니다)
다 읽고 나니 좀 부럽다?
드뷔시가 자신의 앨범에 사용한 우키요에를 보았을 때는 사실 샘이 났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그림 많은데 말이지. 물론 일본이 근대화를 먼저 시작하면서 서양에 앞서 소개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좋아하는 작곡가가 나랑 (요새) 별로 안친한 나라랑 너무 친한 거 보니 질투난다. 고흐도 일본의 그림에 매료되었다지 아마. 멋지긴 하더라. 일본 맥주, 일본 과자, 모두 끊은 나지만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잘 지내려나?
최장 기간 총리직을 수행하던 아베 신조 총리가 물러나고 스가 총리의 시대가 열렸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소식을 들었다. 스가는 또 어떤 총리의 모습을 보여줄까? 책 제목 <일본은 얄밉지만 돈카츠는 맛있어> 처럼 이미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인 일본, 조금 더 나아질 관계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