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역사 공부 1 : 4.19혁명 민주주의 역사 공부 1
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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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좋아한다

그것은 마치 마블영화를 좋아하는 이치와 비슷하다. 내 주변에서 만나기 힘든, 그런 초인적인 능력이나 의지를 가진 사람을 "구경"하는 기분이다. 같은 인간으로서 어쩜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감탄하고 "보는" 오락 같은 것이다. 역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마블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보고 구경하고 감탄하는 와중에 "나"는 그저 관객일 뿐이었다. 나와는 관계가 없어서, 그래서 더욱 불편한 마음 없이 보고 즐겼다.

2. 박정희와 전두환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현대사를 싫어했다. 근현대사라 하면, 암기할 것이 유독 많은 부분 아닌가.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그래서 무슨 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는 거지? 그런데 이제 잘 살지 않나 우리? 그래, 노력한 거 알겠는데 잘 모르겠어. 왜 외워야 하는지. 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독재를 한 박정희가 나쁘지,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은 뭐야? 뭐 잘한 것도 있나? 전두환? 나쁘지, 광주 민주화 항쟁 때 시민들에게 발포하라고 지시했자나. 나쁘지. 그런데 감옥에는 안가네?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나? 아니, 둘다 나쁘지. 그런데 뭘 더 얼마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사실.

근현대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이게 어떻게 내 삶과 연결되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대사, 중세에 대한 역사적 인과관계는 알기 쉬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근현대사는 늘 조각나 있었다.

이 책을 읽고서야, 처음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를 배우게 되었다.

3. 그들은 아직도 살아 있다

그들은 아직도 살아 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통해 살아 있었다. 문장 그대로 살아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소름이 끼쳤다. 동료를 배신하고 같은 민족을 학살하고 고문하던 사람들이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되고 있다.

"시라카와 요시노리는 당시 일본 최고의 전쟁영웅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죽고 나서 한 조선 청년이 '시라카와 장군의 뜻을 내가 이루겠다'며 시라카와라는 이름을 그대로 따다 창씨명으로 썼죠. 그 사람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 살아 있습니다. 누굴까요? 백선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한국전쟁의영우으로 불리며 보수 진영에서 최고의 원로 장성으로 대접받는 ....

"시게미쓰 마모루는 윤봉길의 의거 당시 주중 일본공사였고, 나중에 일본의 외무대신이 됐습니다. 이 시게미쓰란 이름을 가진 조선 사람을 아시나요? 바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입니다...중략 ... 시게미쓰가 신격호의 처삼촌이라고 하더라고요."


역사는 내가 살아가는 순간이다.

마블 영화처럼 웃고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번째 읽고 있다. 한 번 만으로는 그 이름들을 다 외우지 못할 것 같다.

진심으로, 이런 책은 사람들에게 많이 읽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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