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박정희와 전두환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현대사를 싫어했다. 근현대사라 하면, 암기할 것이 유독 많은 부분 아닌가.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그래서 무슨 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는 거지? 그런데 이제 잘 살지 않나 우리? 그래, 노력한 거 알겠는데 잘 모르겠어. 왜 외워야 하는지. 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독재를 한 박정희가 나쁘지,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은 뭐야? 뭐 잘한 것도 있나? 전두환? 나쁘지, 광주 민주화 항쟁 때 시민들에게 발포하라고 지시했자나. 나쁘지. 그런데 감옥에는 안가네?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나? 아니, 둘다 나쁘지. 그런데 뭘 더 얼마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사실.
근현대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 이게 어떻게 내 삶과 연결되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대사, 중세에 대한 역사적 인과관계는 알기 쉬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근현대사는 늘 조각나 있었다.
이 책을 읽고서야, 처음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를 배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