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박쥐 빈센트와 친구들 저학년 씨알문고 1
소냐 카이블링어 지음, 프레데리크 베르트랑 그림, 이기숙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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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박쥐는 뭐지? 황금 박쥐 뭐 이런건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 조합이었다. 유령이랑 박쥐는 뭐 할로윈 세트처럼 자주 보았는데, 유령 박쥐라. 표지를 보아도 그닥 특색있지 않은 박쥐 같았다. 오히려 밑에서 올라오는 저 발톱들과 그걸 보고 웃고 있는 박쥐가 더 이상해보였다. 얘네들 무슨 조합인가 싶었다.


표지 왼쪽 상단을 보면 저학년 씨알문고 01 이라고 적혀 있다. 아마 북멘토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저학년 대상 시리즈인듯 하다. 아무래도 첫 문을 여는 것이니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빈세트라고 불리는 이 박쥐는 태생이 남다르다. 유령 박쥐였던 엄마와 인간 세계에서 태어난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와 아빠는 어디갔는지, 얘는 어떻게 자랐는지 나타나 있지 않다. 빈센트는 폴리라는 유령과 함께 살고 있었다.


빈센트는 집 안의 유령의 문을 통해서 유령 세계로 가고 싶어한다. 친구라고 폴리라는 유령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 물론 저 발톱의 주인공인 고양이도 있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언제나 빈센트를 잡아 먹고 싶어한다. 그래서 빈센트가 유령 세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다.


이쯤 읽다보니, 저 고양이랑 친하게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사는 다락방에 만족하면서도 친구가 필요해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는 것은 어쩐지 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충분히 행복해 보이는데? 폴리라는 유령도 있는데? 왜 그럴까, 그 이유가 뭘까, 한참을 생각하였다.


문득 아! 딱 애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우리 집의 애들 같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녀석들 말이다. 때때로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전부이다. 불편함을 이겨내게 하고, 무서운 것에 도전하게 만드는 존재. 빈센트가 친구를 찾아다닌 것은 아마 성장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진짜 좋은 선생님은 어른이 아니라 친구들일지 모르겠다. 아니 맞을 것 같다. 이미 내가 걸어왔던 길임에도 가끔 내가 어린이였었다는 걸 까먹는다. 어린이를 이해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럴 때마다 이런 책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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