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이번 방학 숙제가 무엇일지 궁금해하면서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 일기 걱정은 하나도 없다. 자고로 방학 숙제는 일기가 최고인데 말이다. 나처럼 방학 전전날 부터 바닥에 납작 엎드려 누워, 달력과 날짜를 비교해가면서 일기를 대강 쓰는 경험은 못하겠지 싶다. 날짜를 쓸 때마다 '뭐 선생님께서 이것까지 체크하시진 않을꺼야' 하면서 맘대로 상상 글짓기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땐 선생님이 하나도 모르실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아셨을 것 같다.
일기쓰기가 학교에서 지양되면서, 아이의 글짓기는 오로지 학교 수업에만 집중되어 있다. 집에서 시키려고 해도 막막하기만 하다. 나도 집에 가면 쉬고 싶은데다가 글쓰기를 시작하면 서로 스트레스 받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개그맨 유세윤 씨가 아들과 함께 하는 글쓰기를 보게 되었다. 집사부일체에서 나온 그의 모습은 평소 웃기는 개그맨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저렇게 좋은 아빠였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