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책을 첫 장부터 읽는군요. 인상적입니다. 저는 보통 중간쯤부터 읽기 시작해요. 머리말은 아예 보지도 않고요. 책을 읽는 데에도 이렇게 서투른 제가 책을 썼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나한테 책을 쓴 분들은 다들 대단하고 멋진 분들인데, 자신을 서투르다고 하며 나한테 인상적이다고 하다니. 이 소박한 칭찬이 이 날 내가 처음으로 들은 따뜻한 말이었다. 금세 눈이 시큰해지더니 순식간에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은 소년과,
두더지를 잡아 먹겠다고 했던, 묶여 있던 여우와,
그 여우의 줄을 끊어 준 두더지와,
날 수 있지만, 날 수 있다는 것을 감추던 말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아간다.
"이건 올해의 책 후보야."
라고 말했지만 무엇이 나를 감동받게 했는지는 몇 번 더 읽어보아야 알 듯 하다. 읽는 사람마다의 심상이 다르게 그려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