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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음식 한입에 털어 넣기 ㅣ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0
김인혜 지음, 조윤주 그림 / 사계절 / 2020년 4월
평점 :

정신 차려보니 40이 목전이다. 언제까지나 마냥 젊을 줄 알았고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적도 있다. 다른 어린이들처럼 '나는 커서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바라던 것 중에 이룬 것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대부분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그 후회는 아이 교육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내가 누리지 못했던 것, 내가 이루고 싶었던 것을 아이의 미래에 투영하는 것이다. 너는 이 한국을 벗어나 저 넓은 세계에서 살아가렴, 아둥바둥 살지 말고, 저 멀리 나아가서 자유롭게 살아가렴, 하고 마음에 세계에 대한 갈망의 씨앗을 심는다. 그래서 그런가, 요새 세계와 관련한 이런 미시적 관점의 인문학 책들이 많아졌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닐 것이다. 교육과정에도 세계와 관련한 학습주제가 많이 담겨 있다.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교육과정에서는 세계의 인사라든지, 복식, 주거형태 등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음식이다. 쉽게 상상가능하다고 할까? 주거형태나 복식 등은 아이들이 쉽게 그 삶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반면, 음식은 비교적 자기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음식 중 먹어본 것을 아이가 골라보더니, 제법 된다고 한다. 낯설지만 아는 것을 만나게 되니 친근감이 든다.
이 책은 가벼운 인문학이라 소개한 것은, 아이의 대답 때문이었다.
"엄마, 멕시코에서는 또띠아랑 옥수수를 많이 먹는대. 또띠아도 옥수수로 만들었대. "
"응. 그렇구나. 그런데 왜 멕시코 사람들은 또띠아를 옥수수로 만들었을까?"
"글쎄. (한참 있다가) 옥수수가 많이 자라서 그런거 아닐까?"
"(오, 놀라면서) 오, 그럴 수 있겠다. 멕시코에서는 옥수수가 잘 되나 봐. 그럼 왜 한국은 또띠아를 안 먹고 쌀로 밥을 해 먹을까?(추가 대답을 기대하며)"
"글쎄.(대화 단절)"
그 지역의 기후, 지리, 역사와 문화가 음식에 담겨 있다는 것을 단박에 생각해내진 못하겠지만, 조금씩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어 좋다. 세계의 아침 식사 같은 주제별로 여러나라를 비교한 페이지도 있고, 나라별로 특색을 보여주는 쪽수도 있다. 보면서 한국의 아침식사가 제일 빡세서(?) 안타까웠다는 것은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