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말개 그림책이 참 좋아 65
박민주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명 제목은 ~~~개 라고 했으니, 개가 등장해야 하는데, 도대체 개가 안보여서 한참 찾았다. 저 하얀 산신령 같은 형체가 바로 싸움말개다. 상당히 중의적인 이름이다. 싸움을 말리는 개도 되고, 누군가에게 싸우지 말라고 건네는 말 같기도 하고, 그림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싸움을 말아버리는 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가 지었는지 이름 아주 잘 지으셨다.

역시나 가장 가까운 나의 비평가에게 이 책을 또 들이밀었다. 절대 내가 읽기 귀찮아서가 아니다. 아이의 솔직한 반응이 보고 싶은 것 뿐이다. 한 번은 애한테 글쓰게 하려고 사기를 친 적이 있었다.

"@@아. 이 출판사에서 우리 @@이 책 좋아한다고 보내준거야."

"와~"

"근데 꽁짜는 없어. 글 써야 해."

"그럼 나 안 읽는다고 해줘."

단칼에 책을 포기하는 모습에 두 번 다시 사기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어휴 독후활동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책을 즐기는게 중요하지. (독후활동 시키려고 했으면서) 하여, 순수한 독자의 눈에서 바라보는 이 책은 어떤지 스을쩍 물어봤다.

"대박 완전 재밌어."

"뭐가 그리 재밌는데"

"막 말아. 사람들 싸우면 막 말아. 그리고 나중에는 큭큭큭. 아빠 이거 좀 보자. 같이 보자. 아빠~~ 이거 좀 같이 보자니까!"

운동한다는 지 아빠한테 졸라가면서 이 책을 기어이 같이 읽는다. 싸우는 사람들을 김밥 말듯 말아버리면 사람들이 사이가 좋아진다. 여보 괜찮아? 하면서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재택근무(노는거 진짜 아닙니다 이 바득바득 갈면서 말하는 중ㅋㅋ)하면서 남편이랑 24시간을 붙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아주 싸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힘든 상황이니 서로 배려하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시련이 필요한건가 싶다. 한... 김밥으로 말릴 정도만큼만?

그럼에도 싸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은, 싸움말개가 **버린다. 이게 그렇게나 웃긴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집 어린이 독자는 최근에 본 책 중에 짱이란다. 하, 아이들은 그저 먹고 싸면 짱인가 싶다가도, 나는 모르겠는 그 웃음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작가들이 대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