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리더기라는 존재를 알았을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리더기만 벌써 7~8개는 된다. 맨처음 산 1세대 리디페이퍼가 액정이 조금 깨진 거 빼고는 아무것도 처분하거나 고장나지 않아서 모두 현역이다. 크기도 다양해서 6인치, 7인치, 7.8인치, 10인치, 바형 리더기까지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데, 제각기 특징들이 있어서 하나도 처분하지 못하고 기분에 따라 바꿔 쓴다. 각 서점별로 등록 가능 기기수에 제한이 있어 그게 조금 불편할 뿐.
아무튼 알라딘에서 크레마를 처음 산 건 재작년이었나.
재고로 풀린 크레마s를 운 좋게 사서 꽤 잘 썼다.
가볍고 편했다. 범용기라 여러 어플을 깔 수도 있고, 생긴 것도 깔끔하고, 뭣보다 매일 받을 수 있는 적립금 100원이 무척 쏠쏠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크레마C라는 컬러리더기가 눈앞에 짜잔 나타났다.
아니 알라딘은 리더기 사업 접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게다가 뭐라고요? 컬러리더기요?
기기 욕심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이라 눈이 홱 돌았다.
나름 며칠의 심사숙고 기간이 지나 구매를 했다. 이왕이면 노벨라33 세트로.
(노벨라33세트는 알라딘 펀딩때 너무너무 구매하고 싶었지만 눈 튀어나오게 비싸서 못 샀던 세트인데, 사실 종이책(활판인쇄 한정판)이 갖고 싶은 거였지만 e북이면 서체 바꿔서 보면 되지 뭐 하고 이걸로 결정함)

처음 받았을 때 열자마자 든 생각은 "와 진짜 어둡다" ㅋㅋㅋㅋㅋㅋ
컬러리더기가 일반 흑백리더기보다 훨씬 어둡다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이거 약간 신문지 느낌인데?

그래도 조명 올리고 알록달록 아이콘이 뜨는 거 보니 좀 어두우면 어때 전등 밑에서 보면 되지 싶고 ㅋㅋㅋㅋ
워낙 무뎌서 화이트 스팟이나 블랙스팟이니 확인도 안하고 냅다 업데이트 해버렸다.
근데 다행히 양품이 걸린 듯. 거슬리는 구석 없고 페이지넘김도 좋고, 갖고 있던 크레마s보다 빠른 속도라 만족.
케이스랑 필름 사고 7인치 파우치도 비싼 거 거금 몇 만원이나 주고 사서 열심히 활용 중.
컬러기기는 뭣보다 삽화가 있는 책이나 잡지 같은 거 볼 때가 굉장히 좋았다.
아이패드에서보다는 선명하지 않지만 종이질감을 그대로 가지면서 색감이 표현돼서 뭔가 아날로그틱해서 좋았다.
그리고 화면 어두움은 나는 크게 거슬리지 않는게, 평소에는 아주 환한 장소에서 책을 보는 편이고 밤독서는 독서등을 이용하는 편이라 의외로 기기 자체의 조명을 다 꺼도 제법 쾌적하게 독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평소 환하게 보는 사람은 좀 거슬릴 수도.
위에서 신문지 얘길 했었는데, 기기조명 다 끈 상태에서는 정말 신문지 위의 활자를 읽는 느낌 나서 기존 e북 리더기랑은 또다른 맛이다.
그리고 참!!! 컬러기기의 최대장점!!!
하이라이트 색깔이 보인다는 것.
평소 책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나 메모를 정말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흑백리더기는 하이라이트 색이 안 보여서 좀 불편했다면 컬러리더기는 그 색깔 다 구현해줘서 너무너무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기준에 따라 색상 바꿔서 하이라이트 해놓으면 나중에 재독할 때도 편하고, 여러모로 기능적인 독서가능. 단, 하이라이트 색상 농도에 따라 색이 좀 지저분해보일 수 있음. 그치만 알라딘 어플은 하이라이트 색을 사용자가 RGB 코드로 지정할 수 있어서 해결 가능 ㅋㅋㅋ
여러모로 지금은 좋은 점만 보이는 크레마C이다.
알라딘 전용 구독서비스인 '만권당'도 어서 빨리 공개되어 더 즐겁고 쾌적한 독서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