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 법정의 산중 편지
법정 지음, 박성직 엮음 / 책읽는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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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이 책을 엮은이인 저자는 법정스님의 사촌동생으로서 법정스님과 주고받은 편지란다. 고스란히 삶이 묻어나있는 내용들이라, 가슴에 절절하게 와 닿았다. 삶의 애환이 스미어있는 내용을 읽고 있으려니, <무소유>에 대한 법정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법문에 들어 세상을 등진 사람은 고뇌가 없을 것 같지만, 법정스님은 세속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수양하는 속내가

왜인지 처절하게 느껴진다. 물론 법정스님은 힘들다거나 고뇌스럽다던가 그런 말씀은 하시지 않지만 왜인지 가슴이 아프게 와 닿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라 그럴까? 이만큼 어른이 되어서 가족, 부모, 자식을 둬보니 스님의 마음에 헤아려지는 것인가 보다. 예전에 무소유를 읽을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법정스님이 사촌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는 왜인지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었을까 할 정도로, 고향을 등진 사람의 말없는 가운데 눈물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슬픔과 서러움과 고통 속에 뼈를 깎는 스님의 한숨소리와 목탁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그래서 더 이 세상을 크게 껴안았는지도 모른다.

 

요즘 어젯밤 MB가 구속되었다. 뉴스로 그가 구치소로 가는 여정을 바라보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어려서 시장 바닥에서 장사를 하며 학교를 다녔다는 MB, 가난했던 것이 한 이 되었던 것일까? 국민들에게, 밑에 부하들에게까지 사기를 치도록 했던, 희대의 대사기꾼을 바라보면서, 일개 대통령까지 하면서 무엇이 그렇게 그를 돈에 집착하게 만들었을까? 국가의 땅 절반이 이명박 땅이고 삼성 이재용보다 더 큰 부자라는 이명박, 그는 왜 그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에 집착했을까?

 

형제들, 가족들 다 범죄 집단이라는 그들, 그들이 좀 더 일찍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전 국민들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돈에 노예가 되어서 돈에 끌려 다닌 그 인생, 사실 제대로 인생에 대한 참 맛을 알고는 있을까? 그저 돈돈하다가 그 인생 끝이 난 것 아닌가 싶다.

 

한 문장 한 문자 고귀한 말씀들로 이뤄진 수필 같아서 빨리 일어서지 못하고 책상에 죽 앉아서 책을 읽는다. 구도자의 길을 가는 법정을 따라 사촌형제도 부부가 나란히 법정을 스승으로 모시고 함께 불교에 귀의했다는 것은 사실상 커다란 충격이다.

 

한 번 만남은 전생에서 억 만 겹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는데, 사실 법정의 글을 이렇게 읽고 있는 우리들은 그와 어떠한 깊은 인연이 있어서 이렇게 그의 말씀을 듣는가? 동생덕분에 귀한 말씀들을 접한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미니멀리즘 운동을 하시는 분이 지인 중에 한 분 계시는데, 그 분 말씀이 돈 없이 적게 쓰고 적게 먹고 작은 집에 살아도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단다. 최소한 생명 유지를 위해 경제적인 것을 필요로 하며, 그 나머지 시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며 산다고 한다. 돈에 얽매여서 남은 인생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다 소비하고 싶지 않다던 지인의 말씀에 화들짝 놀랐다. 왜냐하면 나야말로 돈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니 아니다라 말할 만큼 자유롭지 못했다.

 

남북한 정상회담이 3월 말에 있다고 한다. 오늘이 324일이니까 며칠 남지 않았다. 남북한 모두 마음속 깊이 욕심을 버리고,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서 신뢰와 안전을 보장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한 경제적 협력을 꾀할 수 있다. 그동안 휴정해왔던 휴전선의 의미는 점점 퇴색해갈 것이다. 남한이 작게 먹고 작게 쓰면서 북한 주민들을 돕는 일을 이웃집 돕듯 진심을 다해 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어 인생을 개척해 나가듯이, 남북한도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어 평화통일을 이뤄냈으면 좋겠다. 서로 욕심들을 내려놓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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