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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 - 대륙에서 열도까지
정형진 지음 / 휘즈북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
이 책은 ‘1부 초원에서 불어온 바람, 2부 동남쪽 그림자에 서북의 자취가, 3부 대륙에서 열도로 간 바람과 태양의 후손’ 3part로 구성되어 있다.
신라의 근친혼이 유목문화와 관련해 있고, 고총의 부장품 토우에서 신라인의 성이 매우 개방적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 그의 글들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일본이 생각났다. 일본인들은 지금도 가까운 친척하고 혼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라인들의 성의식은 전통적인 동양의 윤리와 거리가 멀었단다. 생명 순환과정에서 성을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단다. 신라 왕족은 천산의 동서를 넘나들던 유목민의 후손으로서, 개방적인 성의식이 그들 유전자속에 살아 있다는 저자님 말씀에... 풍문으로 어렴풋이 들었던 것처럼 멀게 느껴지던 역사 공부가 호기심이 일어났다.
남아프리카를 지나 중국을 지나 조선을 지나 남미와 북미로 이동해 갔을, 인류의 조상들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만 딸랑 떼어내어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는다. 우리들 전통 혼례복이 호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내 표정은 탄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8000년 전부터 교류를 했다는 것이다.. 광안리에서 만든 투박이조개목걸이가 일본 사가패총에서 발견되었단다. 조개목걸이와 일본산 흑요석을 물물교환 했단다. 거기다 일본 천왕계가 백제계라는 사실은 그야말로 풍문처럼 들었던 이야기이다.
왜국을 만든 사람들이 백제의 후예라는 사실과 일본의 건국신화 속 신들이 한반도에서 건너간 신들이란 문장들에선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그러한 사실들이 고고학, 인류학, 유전학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하나일 정도로 가깝다고 속속 밝혀지고 있단다.
제사양식, 무덤양식, 의복, 각종 문화들을 보면 중국과 일본과 한국은 아주 많은 영향을 서로 죽 받으면서 오늘날까지 그 영향은 이어져 오고 있다. 백제와 신라가 얼마큼 일본에 영향을 끼쳤는지, 남아프리카에서 발현된 인류와, 또 고아시아족이 한반도 남단 일본까지 이동해가는 동안 아주 많은 문화들을 전파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시대와 장소에 따른 역사적 지식과 유적, 유물,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적은 유추들을 통찰력 있게 집어내어 들려주시는데, 정말 흥미가 진진하다.
철학과를 졸업하고 경주로 내려가 고대와 종교문화를 연구하는 저자의 남다른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보는 역사 이야기 진지하게 책을 덮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흥미진진했다. 일제 강점기의 원수로만 생각하고 적대시하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저자는, 적대시만 하지 말고 지구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함께 해야 할 뭔가를 도모해야하지 않겠냐는 말 인상적이었다. 사실 내 뼛속 깊이 박힌 일본에 대한 적대감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어쩌면 영원한 숙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저자의 말씀에 다시 한 번 나의 생각을 점검해보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의 후예라면, 우리 서로 조금 더 이해하고 보듬으려 노력하며 살아가야겠지…….’라 생각의 전환을 모색하게 되지 않을까……. 굳어진 나의 마음의 근육을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