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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죽을 듯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치유 심리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17년 4월
평점 :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정서적으로 안락하고 경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픈 것은 누구나 소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꿈을 꾸고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꿈과 이상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발견하는 순간 깜짝 놀란다면 다행이다. 그것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죽어라 앞으로 달린다. 마치 아프리카 초원을 사자에게 쫓겨 달리는 누우떼처럼 왜 달리는지도 모르고 불안해서 달린다. 살기 위해서 달린다. 우리는 그냥 남들이 달리니까 나도 달리고 있다.
늘 타인을 의식하면서 살아왔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집을 사고, 옷을 사고, 공부를 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나의 분수에 맞는 것을 하기보다는 남들에게 나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능력도 되지 않으면서 겉치레의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런 내 모습을 바꿀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늘 남들을 따라잡느라 뱁새가 황새를 쫒아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늘 나는 허덕인다.
그래서 늘 나는 내 가슴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유행을 쫒아가면서 헉헉 거린다.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는 자신을 종종 발견한다. 점점 나다운 나와는 거리가 먼 세계의 길위를 걷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심리상담가인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따라가면서, 공감하는 마음이 생겼다. 아직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아이가 어딘가에서 성장을 멈추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지난 날 상처가 되었던, 그 지점으로 되돌아가서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느 지점에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몰고 가게 되었는지, 그 상처를 인정하고 대화하며 보듬다보니 밤이 하얗게 샌 새벽이 왔다. 눈물이 그렁한 내 얼굴을 들여다보니, 주름진 얼굴에 아이가 나를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 아무도 너의 인생을 살아주지 않아. 당당하고 힘 있게 살아가자’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벽을 쌓아놓고 어디를 가던 누구나 나를 다 사랑해주기를, 다 인정해주기를, 다 이해해주기를 바라거나 기대하지 말고, 마음을 툭 터놓고 함께 소통하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자신을 인정하며 남들도 인정하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 가야하지 않겠니라 자신에게 속삭여본다. 완벽하게 보이려다보니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완벽함을 추구하려니 피곤하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깊은 호흡을 하면서 산책을 한다. 여유롭게 자신을 돌아보며 짬짬이 산책을 하는 동안 불안한 내가 조금씩 안정적인 마음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조금씩 체조를 하고 걷기를 하고 그러는 동안 건강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초스피드 시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천천히 느리지만 건강하게 나를 되돌아보며, 깊은 호흡을 내쉬는 산책을 하며, 미래를 위해 건강한 근육단련으로 두려움을 상쇄시키며 자신을 보듬다보면, 하는 일도 즐겁고 살아가는 삶조차도 행복해지리라 생각한다. 황금만능중의에서 벗어나서 푸르른 숲도 들여다보고, 길가에 핀 작은 꽃도 들여다보고 그러는 사이에 나의 불안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렇게 불안에 대한 존재의 이유가 치유를 병행해갔다. 이제 나는 불안에서 벗어나려 한다. 아니 불안은 늘 따라다닐 것이다. 그것을 이제 내 손으로 제압해서 내 삶이 억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누리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