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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의 신 - 버려야 이긴다 가벼워야 이긴다
전철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평점 :
프레젠테이션의 신
‘프레젠테이션이 아무리 세련되고 화려하게 잘 만들었졌을지라도 본질이 허접하면 별 볼 일 없다.’라 저자는 말한다. 디자인이 허접하더라도 프레젠테이션이 가리키는 본질이 훌륭하면, 오히려 더 가치가 빛난다. 그동안 세련되고 화려하게 만든 프레젠테이션이 잘 만든 프레젠테이션이라고 부러워했었다. 디자인은커녕 색상에 대해서조차 문맹인인 나는 직장인으로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제출하고 발표해야할 처지가 되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 불편한 마음이 이 책 『프레젠테이션의 신』을 읽으면서, 많이 상쇄되었다. 힘 있게(Power) 중요한 점(Point)만 말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의 참 모습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아하, 그렇구나’라 무릎을 쳤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프레젠테이션은 발표하는데 보조도구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가슴에 각인을 시키려 애를 쓴다. 직장 내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종종 있다. 또 발표를 들을 기회도 있다. 앞에 단상에 올라가서 배포 자료만 갖고 강의하는 사람보다 파워포인트를 띄워놓고 배포 자료와 함께 강의하는 사람이 훨씬 신뢰가 가고 한층 더 실력이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래서 나 역시 사내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거나, 어디 강의를 나갈 때면 죽자 사자 파워포인트 작업하느라 밤을 새우곤 했다. 화려한 다이어그램, 사진, 동영상 온갖 빼곡한 텍스트를 잡동사니를 다 때려 넣은 총천연색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려 애를 썼다. 저자는 그런 프레젠테이션은 쓰레기 프레젠테이션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세련되고 화려한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잔뜩 때려넣은 것들이 대부분 본질을 가리는 프레젠테이션이더라고 말한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도구인 만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단다. 슬라이드는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되, 발표용과 제출용을 따로 만들되 다르게 만들어야 한단다. 왜냐하면 배포된 자료와 슬라이드가 똑 같을 때 청중은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중이 집중하도록 하려면 배포된 겉표지는 <참고자료>라고 크게 텍스트로만 표시하고, 슬라이드에는 제대로 디자인한 표지를 띄우란다. 그래야 청중이 배포된 자료와 프레젠테이션이 다른 자료라고 인식하고 집중한단다. 그동안 사실 프레젠티이션 발표 시 배포물이나 슬라이드나 똑같이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 프레젠테이션 발표할 때 역시 슬라이드나 배표자료나 대개 99프로 같은 슬라이드들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할 때는 현장을 답사하고, 반드시 리허설을 해야 발표를 할 때 실수를 줄일 수 있단다. 그동안 한심스럽고 안일한 상태였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현장 답사는커녕 리허설을 해본 기억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저자는 발표를 잘 하는 노하우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이크를 잡으란다. 몸으로 기억할 때 무대에서 당화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게 발표를 할 수 있단다. 연습을 수백 번하고 최종 리허설을 한 만큼 발표는 더욱더 잘 할 수 있게 된단다. 현장 답사로 공간과 시스템을 확인하고 또 발표자의 동선을 확인하여 연습과 리허설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읽을 때, 그동안 단상에 올랐던 내 자신을 자꾸만 되돌아보게 된다. 빔프로젝트, 스크린, 마이크, 노트북, 스피커 확인은 필수이다. 언젠가 강의를 할 때 노트북에 코덱이 깔려있지 않아 동영상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강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 공간에 시스템을 잘 만지는 관계자가 있는지, 있다면 필요한 부분 시스템 점검과 사용법을 답사해 반드시 익혀두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만드는 만큼, 다이어그램, 그래프, 색색이 조각조각 칠하지 말란다. 최소한 한두 가지 색으로 중요한 것만 강조하란다. 총천연색을 다 동원하면 어떤 것이 핵심인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을 이해하기 만들라. 핵심 위주로 만들라.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많이 잡아라. 마이크를 잡아본 만큼 발표력은 는다. 발표 날짜와 장소가 잡히면 반드시 현장답사를 하라. 공간을 상상하면서 리허설을 하라. 저자의 노하우들을 읽고 있어내려가는 동안, 화려하게 만들어야 잘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무지가 내 얼굴이 조금씩 붉어져간다. 이 순간부터는 프레젠테이션은 간단하고 쉽게 만들어야겠다. 저자님 덕분에 내 프레젠테이션은 한 차원 업데이트 될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