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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들의 성공기 - 당당하게 직진하라
서수민.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월
평점 :
촌년들의 성공기
남녀차별하면 구세대 유물처럼 느껴지는 지금, 정말 남녀는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시대일가? 여성대통령이 존재하는 지금, 과연 우리는 양성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만 나는 아직 수긍이 100프로 되지 않는다. 그런 시기에 두 여자의 성공기, 그것도 20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서 여성이 사진작가가 되고, TV PD가 된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사실 1994년에 대학을 졸업한 나는 사실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 시절에 예능PD로 입사해서 20년간을 근무했다는 서PD, 대학생활 내내 사진과 학생처럼 사진에 미쳤던 그는 김중만 작가에게 사사를 받고 사진작가로 2009년 출강을 대학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활동을 해왔다.
25년 절친인 서수민과 조선희의 인생이야기가 우리들에게 먹히는 이유는, 20년 전 그 시대 자기 꿈을 키워 오늘날의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타가 인정할 만큼 그녀들의 성공은 모든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지금에선 그녀들이 크게 성공했다해도 그리 크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20년 전에 그녀들은 정말 대단한 열정가들였고 분명 그들의 꿈을 굳굳하게 이뤄 나간 멋진 여성들이다.
정말 촌년처럼 매너라는 것을 촌구석 조부모 밑에서 자라며 접할 기회가 없던 그녀, 아무 때나 눌러대는 셔터 때문에 불편했을 사람들에게 그녀는 이제 보라는 듯이 멋진 사진으로 그녀를 보여준다. 비웃고 불편해 눈살을 찌푸리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그녀는 안타와 홈런의 사진들로 말한다. 얼마나 통쾌한 여자인가? 무매너가 이젠 그녀의 멋진 사진 앞에서 안개처럼 걷힌 해맑고 아름다운 매너쟁이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야생마 같은 여성 사진작가이다. 예인이다. 예인의 기괴한 행동은 다 예술 품안에 승화되어 더 이상 사람들은 뒷말을 잇지 못한다. 작품 앞에선... 그 거친 행동, 열정들이 낳은 야생마 같은 예술혼이 수놓은 ... 그래서 그림으로 말하자면 더 싱싱하고 거친 붓길이지만 살아 숨 쉬는 품격의 작품이 나오는 것 아닐까?
한때 욕을 하고 거들먹거리면 가우가 생긴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두 여성분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고백, 정말 인간적인 고백이었다. 산전수전공중전우주전까지 겪은 사람들만의 특유한 근성, 원래 있던 근성이 아니라 세상의 풍파를 견디어내다가 생긴 나이테 같은 것인데, 그것을 절대 곡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3류 인생의 닳고 닳은 인생이 아니라, 정말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겪은 파도란 의미,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밑바닥 인생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격이 다른 밑바닥이란 말씀을 하고픈데 내 언어로는 부족하다.
자기 일을 충실히 끊임없이 노력하고 작은 탑이 하나씩 모여 거대한 탑이 되듯 이들은 그렇게 자신의 직업에 대한 노련한 기술 및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훌륭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낸 경력까지... 이 시대 본받을 만한 끈기와 성공이다.
결핍이 동기가 되어 이들은 그 결핍을 채우는 과정을 살아가면서 가난한 자유를 택했던 그녀들, 카메라가 한 학기 등록금이었고, 자취방을 전전하던 학창시절에 두 여자는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의지가 되었던 이야기, 타사에서 몇 억짜리 제안이 들어왔는데, 그냥 본사에서 100만 원짜리 계약을 했고 그 이후 성공하게 된 프로그램과 프로덕션 이야기, 대학 사진 강의 이야기, 방송국을 그만 둔 이야기, 엄마가 된 이야기... 죽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어 내리는 동안, 참 따스한 감성을 가진, 열성적인 여성들이구나, 보람차게 성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읽는 내내 진한 감동이었다. 굳굳하게 안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피와 땀이 맺힌 자서전을 읽고 오랫동안 진한 감동, 인간적인 매력의 여운이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