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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프로이트의 의자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책을 펼치다가, 중학교 3학년 때 가사선생님이 떠올랐다. 그때 프로이트 이야기를 해주시던 선생님, 어린 마음에 프로이트가 누구일까? 궁금했다. 그냥 심리학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어렴풋이나마 그에 대해 알게 되고, 사회에 나와서도 그의 이름을 종종 듣곤 한다. 정신분석학에 대가라는 것, 정신과 의사였다는 것, 그의 학설에 영향을 받은 제자들과 후대인들이 많다는 것, 그의 업적이 현재에도 여전히 심리학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어렸을 때 겪었던 정신적 고통이나 상처들이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성인이 되어서, 트라우마로 올라온단다. 사실, 어두운 그림자가 무의식적으로 겪었던 일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나타난다고 할 때,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정면으로 대면하고 그 문제적인 것을 풀어버리었을 때 상처가 치유된다고 한다. 가령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받은 상처가 있다면, 그런 사실을 아버지한테 진지하게 그때 그런 일이 나에겐 커다란 상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와 나무어서 풀어야, 성인으로서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사실 가장 세상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가족들이라고 한다. 그 가족들에게서 받은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가끔 싸이코패스처럼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를 들어간 사람들을 보면 어려서 아버지의 학대를 받았다던가.. 아주 불우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트라우마를 꼭 치료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치료하려면 우선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한다. 그렇게 정면으로 대면하고, 그런 상처를 다가가 보듬을 때 비로소 상처는 아름다운 삶의 경험으로 변화할 것이다. 자신의 부정적인 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이 존재하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살아갈 때, 비로소 자신이 본래의 존재적인 소중함을 느낄 때 비로소 만나는 사람들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 또 그들도 나처럼 상처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모두 상처를 받고 치유하면 그를 극복하고 잘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는 어른이라는 성숙점에 도달한다. 물론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대면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극복해야할 상처를 짊어진 만큼, 누구나 다... 멋지게 극복해서 멋진 삶을 구가해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내 상처를 이해하게 되면 상대방도 이해하게 될 테니,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가 되겠는가?
남을 원망하고 탓하기 전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불안, 공황, 공포, 우울, 분노, 좌절, 망설임, 열등감등을 느끼며 사는 인간, 그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게 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삶을 살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사실 심리학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는데, 막상 차분하게 읽어 내려가니 심리학에 대해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상처로 갇혀진 마음을 풀어 따스하게 위로하고 보듬다보면, 건강한 나로 돌아올 것이란 믿음을 이 책은 준다. 여러 가지 심리적인 이야기들에 진진해진 모드로 경청하는 동안, 아주 많은 것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