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 현대 미술을 만나는 가장 유쾌한 방법, 싱글녀의 오춘기 그림토크
권란 지음 / 팜파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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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친구 중에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도슨트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자연스레 미술에 대해 접하게 되곤 하지만, 친구가 미술에 대해 박식하다고 해서 나까지 박식해지진 않는다는 것을 깨닫던 날이 생각났다. 그러면서도 친구가 부러웠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미술, 내 무지의 아킬레스건을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몰래 책을 보기는 하는데 여전히 오리무중 나의 무지는 깨어날 줄 모른다.

 

싱글녀로 살아가는 그녀의 그림에 대한 감정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유 있는 마음이 되어 그녀의 산책길을 따라 나서본다. 경쾌한 그녀의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미술에 대해 예술에 대해 인생에 대해 조예가 조금이라도 생길까?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겪는 감정들을 발칙한 예들을 들어가면서 이야기하는 저자가

아주 예전에 나를 떠올린다. 나이 20대는 참 지루했었다. 그러다 30대 지난하게 겪으면서 40대로 넘어오자, 마치 녹슨 고물 같은 취급을 받던 기억이 떠오른다. 분명 나는 40에 결혼해서 알콩달콩 아이 낳고 잘 사는데, 왜 그때는 그리 싸구려 대접을 받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히다. 영계니 노계니...정말이지 지금 그 말을 들어도 치가 떨린다. 일을 하다보면 늦게 결혼할 수도 있고, 혹은 혼자 살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당하게 살며 예술을 하는 그녀가 예전의 나와 닮아서 조금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마음으로 늘 살아왔다. 그래서 그녀의 발칙한 이야기들이 발랄하게 다가온다.

 

세상이 무너져 마지막이면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했는데 그녀는 미술관에를 가겠단다. 우리의 도승태씨를 찾으면서 하하하... 도슨트...를 도승태로 부르는 그녀의 이야기가 재미나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잘 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야기들이 아주 재미있을 것이다. 공감이 만 배 이상 되는 책이다. 이 책을 만나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 이 아니지 않을까?

 

그녀 덕분에 도서관에 가서 춤추는 색이라는 책을 빌려왔다. 아이들을 위한 미술 이해 책이었지만, 읽어보니 아주 재미있었다. 아마도 나도 조만한 미술관을 찾지 않을까 생각된다. 멋진 그녀의 책을 다시 넘겨본다.

 

나도 그녀처럼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 그런데 뭘 할 거냐하면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뭐 이런 생각을 당당하게 갖고 싶다. 때대로 일상생활에 얽매여 취미, 아니 좋아하는 것 하나 제대로 못했던 심정,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낀다. 나도 도승태 선생을 만나러 가끔은 미술관을 들러야겠다. 내 친구 도승태 잘 있나 모르겠다. 이참에 안부나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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