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없다
저서의 주인공인 한 회장이 조국을 떠나 타국 일본에서 온갖 차별을 감수하며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고 성공을 했는지, 시대적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책을 읽다가 한회장이란 인간 그 자체에 반하고 말았다. 그의 삶을 통해 보여준 일과 사람에 대한 배려는 성공을 부를 만큼 융숭한 태도 그 자체였다. 과연 대인배 중에 대인배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요, 돈을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말, 아마도 한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는 인생을 운명에 맡기지 말라고 말한다. 시대를 원망하기만 하고 운명이라며 체념하기만 했다면, 그는 아버지 뒤를 이어 소작농을 끝났을 것이다. 당연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현실은 우리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상황이라면, 운명은 형이상학적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보라. 추상적인 운명을 점치지 말고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구체적인 상황에 집중하라. 약한 자는 체념과 변명의 도구로 운명을 거론하지만, 강한 자는 극복이라는 단어를 운명에 사용한다.
인생은 정해져서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하고 진화한다. 구체적이면서 생생하고 역동적이다. 이 역동성을 바탕으로 우리는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야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 이런 힘은 투혼에서 나온다. 끝까지 투쟁하려는 기백 말이다.
혼신의 힘을 다하려면 우선 처해있는 어려움의 현실부터 파악하라. 매달린 줄이 굵다란 동아줄인지, 가느다란 노끈인지 파악하라. 실체를 제대로 파악했으면 앞으로 인생을 힘차게 박력있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읽는 동안 내내 혼자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도 밀어붙일 수 있어. 파이팅...하면서 말이다.
사업을 하는 내내 그는 정치와 결탁하지 않고, 직원들을 학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노력, 성실에 따라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하는, 그야말로 커다란 사람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 은행을 갖고 있는 그는 파친코뿐만 아니라 금융 사업까지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돕는다. 일본에 처음 발 디뎠을 때,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얻기도, 은행대출을 받기도 어려웠다한다. 그런 그가 일본에서 커다란 대기업가가 되어 일본에도 한국에도 기부를 했단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경영철학이 있는 한 회장의 사업에 대한, 인생에 대한 정보와 고집을 엿보는 기회, 정말 기뻤다. 역시 대인은 다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파친코가 어마어마한 성공을 이뤄내자 직원들 전원을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던, 통 큰 남자 한 회장, 그의 말들을, 그의 인간성을, 그의 사업을 밀고 나가는 의견들을 경청해볼 일이다. 곁에 두고 힘이 빠질 때마다 동력을 일으켜주는 맨토링으로 이 책을 읽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