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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인가요? - 정영진 인터뷰집
정영진.지승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8월
평점 :

<내 생각인가요?> 이 책에서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진짜 생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정말 타인의 말에 좌지우지하지 않는 내 생각을 찾고 싶어서 이 책을 다 읽는 동안, 내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에서 정영진은 ‘나는 고발한다, 당신의 뻔한 생각을’이라는 부제 이미지를 가진 방송인이고, 인터뷰어 지승호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대상을 파고드는 인터뷰어죠.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첫째. 괴벨스의 경고에서 시작해서 “선전의 가장 큰 적은 지성주의”라는 말로, 누가 만든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하자는 전제를 던집니다
둘째. 정치와 언론을 둘러싼 대화를 담고 있어요. 후보 토론장에서 느낀 허탈감이나, 선거 이후의 공허함, 언론의 역할과 책임 같은 것들을 건드립니다.
셋째. 유튜브 성공 전략과 그 이면을 이야기해요. 두 사람은 플랫폼 안에서 언어가 갖는 힘을 해부하면서, 정보가 아니라 ‘정보 너머의 의미’를 보는 눈을 열고자 해요.
넷째. 가짜 뉴스, 정치 양극화, 그리고 어떻게든 내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으로 넘어가는 트릭들을 파헤칩니다.
결국 이 책은 “겉만 스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는 대화”였습니다.
독자가 자기 목소리로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이 책은 그 ‘알고 있음’을 살짝 툭 건드려요. 대화에서 오는 빈틈 하나, 허를 찌르는 질문 하나가 ‘내 세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정영진의 솔직함은 장난기가 살짝 깃들어 있으면서도, 뼈 있는 말들로 박자를 잡아요.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다는 건, 진짜로 자기중심을 지키려면 뼈대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겠죠. 지승호의 집요한 질문은 그 균형을 맞추며, 정영진이 던지는 문장 사이에 숨겨진 ‘틈’을 읽어내거든요.
특히, 괴벨스의 경고는 이 책이 단순한 대화집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되찾는 훈련’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구조 짓고 있어요. 알 듯하지만 자주 놓치는, 생각이 참된 나에게서 왔는지 질문하게 하지요.
대통령 후보 토론의 허탈감이나 가짜 뉴스의 그림자, 유튜브 전략의 명암까지 다룬 것은 이 책이 현실과 이론을 다 연결하고픈 욕망을 보여요. 어떤 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었지만, 저자 둘은 터무니없는 유머와 냉소로 그 흐름에 브레이크를 걸죠. “생각의 주권”이란 말을 읽을 때마다, 그냥 멈추고 되묻게 돼요. “정말 그거 내 생각이었나?”
이 책, 결과를 딱 내려주진 않아요. 대신 질문을 던지고, 당신은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알아서 판단하라고 잘라줍니다. 속도와 자극,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에, 이 정도 간격은 오히려 참하고 고맙죠.
읽고 나서, 방금 스크롤 올리다 멈춘 그 문장 하나, 지금 당신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대해서도 ‘내 생각인가요?’라고 물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면, 이 책은 이미 제 역할을 한 셈 아닐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