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엑시트 - 불평등의 미래, 케이지에서 빠져나오기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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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Cage 탈출 방법>에 대해 읽다가 궁금해졌다.

왜 우리는 CAGE에서 탈출하려 꿈을 꾸는가? 왜 탈출을 꿈꾸면서 그 자리에 머무는가?

이 모순의 불일치의 원인과 결과는 무엇일까? 라 질문을 던지는 저자!

정말 뒷통수 한 대 얻어맞은 기분들로 책장을 넘겼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나를 가두었던

투명한 덤(Dome)의 실체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둘째 사회가 정부가 구성원의 새로운 가치와 운동에 그 룰을 맞추지 못해 스스로를 재생산 실패로 몰고가는 상황, 그 상황이 사회의 하층민에게 더 가속화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셋째 한국의 지방은 각기 다른 인종과 민족의들이 몰려와 수많은 계토로 메워가고 있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배제와 분리의 장벽들이 심화되면 미래의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넷째 기존 케이지의 룰과 관습은 위의 세 가지 구조적 변동에 대응할 수 없다. 이들이 가져올 충격과 재구조화 과정에서 개인과 기업은 어떤 전략을 짜고, 국가는 어떤 정책적 대응을 해야할까? 시민사회는 어떻게 사회와 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까? 한국 정치는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불평등의 미래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나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었다. 저자의 예리한 질문에 소름이 돋는다.


『오픈 엑시트』는 사회학자 이철승 교수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계층 이동의 경직성’을 분석하면서, 한국 중산층과 청년층이 왜 점점 더 좌절하고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지를 깊이 성찰한 책이다. 이 책은 ‘역사적 계층 구조의 형성’, ‘제도화된 닫힌 사회’ 그리고 ‘열린 출구, 즉 오픈 엑시트’라는 세 개의 큰 틀 구성으로 읽었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폐쇄형 사회’로 회귀하고 있으며, 586세대가 장악한 기존 정치·경제·문화 구조가 세대 간의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단순한 ‘탈출’이 아닌, 구조를 바꾸는 ‘열린 탈출’(open exit)을 제안하며 공동체의 재편과 상상력을 요구한다.

『오픈 엑시트』 – 닫힌 사회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로의 초대

『오픈 엑시트』는 단순한 사회비평서를 넘어, 이 땅의 청년들이 체감하는 무력감의 원인을 역사적이고 구조적으로 파헤치는 깊이 있는 통찰이다. 책의 핵심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왜 한국 사회는 점점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었는가? 왜 청년들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와 같은 삶을 누릴 수 없게 되었는가? 이철승은 이러한 물음을 한국 사회의 ‘역사적 불평등 구조’ 속에서 설명한다.

책의 첫 부분에서는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형성과정을 짚는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 세대를 중심으로 재생산된 ‘권력의 고착화’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른바 586세대는 민주화를 이뤘지만, 정작 그 이후의 사회개혁에는 실패했고, 오히려 권력과 자산을 독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청년 세대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사회’, ‘기회가 차단된 사회’에서 좌절하고 있다.

중반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제도적 경직성에 대해 분석한다. 이른바 ‘닫힌 엑시트(closed exit)’ 구조 —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고, 탈출하려는 시도마저 구조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 — 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으며, 이는 단지 경제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교육, 문화, 정치 전반으로 확장되어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후반부의 제안이다. 단순히 ‘떠나자’, ‘탈출하자’는 패배주의적 퇴로가 아닌, 새로운 공동체적 상상력과 정치적 실천을 요구하는 ‘오픈 엑시트’다. 이는 무조건적인 이민, 탈노동, 고립이 아니라, 공동체의 새로운 틀을 만들기 위한 연대와 사유의 확장을 뜻한다. 저자는 “출구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사회학자로서의 날카로운 분석력뿐만 아니라, 실천적 지식인의 태도로 이 책을 써 내려간다. 그가 단지 ‘세대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있는 그대로 진단하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자는 요청임이 명확히 드러난다. 청년 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어떤 구조에 있었고, 앞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닫힌 구조 속에서 ‘나 혼자 살기’가 아닌, ‘함께 살아갈 출구’를 모색하게 하는 책이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연대’를 통해 삶의 가능성을 다시 묻고, 행동할 수 있는 언어를 선물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지 ‘읽는 책’이 아니라, ‘함께 쓰고 만들어가야 할 책’이다. 누구나 그 ‘열린 탈출구’의 설계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가장 값진 메시지다.

옆에 두고 천천히 음미하고픈 책이다. 매일 아침 책상머리에 앉을 때마다 한 꼭지씩 되새김질해서 소화를 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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