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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나와 고시원을 차렸습니다 - 교사에서 고시원 원장이 된 인생 커리어 전환기
노지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6월
평점 :


저자는 40대에 안정된 교직을 그만두고, 고시원을 운영하는 제2의 삶을 선택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전환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은 그의 삶의 중요한 모퉁이를 돌며 나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1장 <나는 나를 넘어서야 했다>에서는 교사로 살아오던 저자가 왜 사직서를 냈는지, 안정된 삶 너머에 있던 번민과 선택의 흔적을 보여준다.
2장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돈이 필요했다>에서는 단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을 돌파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과정이 펼쳐진다.
3장 <그럼에도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에서는 단순히 고시원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4장 <꿈을 향한 여정에서 또 다른 여정을 배웠다>에서는 삶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기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삶의 결이 드러난다.
에필로그는 지금의 자신에게 건네는 편지처럼 마무리되며, 삶을 다시 쓰고 싶은 이들에게 다정한 격려를 건넨다.

“나답게 산다는 건 결국 책임지는 것이다”
『학교를 나와 고시원을 차렸습니다』라는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한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그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생생하다. 무엇보다 저자는 고통과 불안을 생략하지 않고 세세하게 말한다. 퇴사 이후의 막막함, 고시원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현실, 정체성에 대한 혼란까지, 그는 이 모든 것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무언가를 이뤘다>라는 영웅담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든 걸 다 내려놓은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사실,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 끝없이 되묻고 실험하는 인간의 본질을 보여준다.
특히 40대 중반의 ‘엄마이자 아내, 교사이자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내려놓고,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점은, 중년 여성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간 많은 책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외쳐왔지만, 이 책은 “두려워도 좋다. 흔들리면서도 가라”고 속삭인다. 그렇게 부드럽고 단단하다.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단지 거주 공간이 아닌, ‘인생의 전환점’들이 모이는 마당이기도 하다. 수험생, 이직 준비자, 단순히 쉴 곳이 필요한 사람들 등 다양한 이들의 사연을 통해, 저자는 사회의 단면을 섬세하게 읽어낸다. 그는 손님들을 수용하면서도, 결국 자신도 ‘살아내기 위해’ 이곳에 있다는 것을 고백한다. 이러한 솔직함이 이 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한 줄 평을 하자면 이렇다:
“삶이란, 나를 다그치지 않으면서도 끝없이 바꾸는 연습이다.”
여주시 작은 시골 마을 텃밭에서 서리태를 심고 내 삶에도 이 책은 기꺼이 겹쳐진다. 어쩌면 고시원을 운영하는 일이나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이나 다르지 않다. 세상의 빠른 흐름 속에서도 자기 속도로 살아내겠다는 고집. 그리고 매일 다시 선택하겠다는 결심.
이 책은 그런 <다른 선택>을 하거나 꿈을 꾸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단한 이야기.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결국 경제적 자립을
하면서 하고픈 일들을, 돈 걱정하지 않고 꾸려나가려 무던히 애썼던 저자, 꿈을 이룬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나 역시 미래의 나의 로드맵을 강력하게 그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