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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자본주의 - 스위스 사업가의 평양생활 7년
펠릭스 아브트 지음, 임상순.권원순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평양 자본주의』
펠릭스 아브트 지음, 임상순·권원순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2015.11.30
간단한 줄거리
이 책을 받아들고 아주 약간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받을 당시는 남북한이
경직된 시대적 배경이 아니었기에, 이런 책들도 출판되었었는데, 지금은 많이 경직된 분위기라, 망서림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조금더
남북한이 부드러워질 거란 생각에 미뤄뒀던 서평 원고! 꽉찬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올립니다.
『평양 자본주의』는 스위스 출신의 사업가 펠릭스 아브트(Felix Abt)가 북한에서 실제로 7년간 생활하고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회고록이자 보고서입니다. 그는 북한에 주재한 최초의 서방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유엔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합작 투자회사 운영, 경영 교육, 외국 기업 유치 활동등을 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은 북한의 폐쇄성과 체제 특수성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자본주의적 요소가 도입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단순한 정치적 이념이나 이론이 아닌, 실제로 북한 내에서 상품 거래, 외국 기업 설립, 급여 지급, 계약 체결과 같은 자본주의의 기초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내부인의 시선으로 상세히 기록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이나 이데올로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실제로 북한에서 ‘경제 활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냉정하고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북한을 ‘악마화’하지 않으면서도, 체제의 한계와 문제점 또한 솔직하게 지적하며, 북한 주민들과의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보편적인 삶의 공통점을 강조합니다.
서평
『평양 자본주의』는 단순한 북한 탐방기가 아니라, 북한 체제 속의 경제적 가능성과 변화의 가능성을 담은 드문 기록물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고정된 북한’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살아 움직이는 사회의 모습, 특히 자본주의의 씨앗이 뿌려지는 북한의 이면을 만나게 됩니다.
저자 펠릭스 아브트는 정치인이 아니며, 기자도 아닙니다. 그는 오로지 사업가로서 북한에서 살아가고, 사업 환경을 체험한 실무자의 시선으로 북한을 바라봅니다. 그 때문에 이 책은 북한에 대한 기존의 분석서와는 전혀 다른, 보다 생활밀착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북한 정부 관계자, 노동자, 외국 투자자들과의 관계, 계약 체결 방식, 뇌물의 작동 메커니즘, 신용의 부재 등은 독자에게 충격과 흥미를 동시에 안깁니다.
이 책이 가장 인상 깊은 이유는, 북한을 단순히 ‘이상한 나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북한 사람들을 얕잡아보거나 체제만을 비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체제 안에서도 나름의 질서와 변화의 가능성, 인간적인 교류의 소중함을 진심 어린 문장으로 전달합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대중적 인식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보다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을 제공합니다.
또한 이 책은 경제 발전의 가능성은 정치 이념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조심스럽게 제시합니다. 북한은 분명히 폐쇄적인 사회이며, 많은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도 상거래가 생기고, 외부 기술과 지식에 대한 수요가 있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변화를 갈망하는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 깊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서술이 지나치게 북한을 ‘정상적인 사업 환경’으로 미화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재와 억압, 정치적 통제의 현실이 때로는 낭만적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 점에서 비판적 독서도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평양 자본주의』는 북한이라는 가장 폐쇄적인 나라에서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 움직이는지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입니다. 그 자체로 다큐멘터리이며, 기업가정신과 국제정치, 인문교류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필독서입니다.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남북한 교류를 위한 필독서였는데, 참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왜 우리가 이런 아노미 상황에서 살게 되었는지,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앞으로 남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정치를 하는 위정자, 상위 1%는 어떨지 몰라도 남북한 부모형제들을 두었던,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선 아래 백성들은 모두 백의민족, 한 겨레였습니다. 고향을 남한 둔 사람,
고향을 북한에 두었던 백성들 눈에는 피눈물 나는 조국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