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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 나는 오직 나로 살아간다
이수진 지음 / 지식너머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초스피드 시대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속도감에 떠밀려 살고 있는 사람에게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이란 제목은 눈에 확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소확행, 미니멀니즘이란 단어가 유행하는 요즘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이란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이미 한 발자국 먹고 들어간다는 이야기이다.
목차를 보니 “Part1 ‘보랏빛 소’가 되길 두려워 마라, Part2 나를 표현하는 키워드를 가져라, Part3 나다움을 일에 적용하라, Part4 상대를 언제나 진심으로 대하라, Part5 나다움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로 구성되어 있다.
<동상이몽>에 나와서 소원했던 딸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자에 대한 호기심에 바싹 책을 당겨 책장을 넘긴다. 부모가 되는 수업을 받으며 자라지 못했다는 저자말에 동감이 갔고, 나 또한 딸아이와 소원하게 지내고 있기에 더더욱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그리고 사춘기의 딸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너무 단답형 정답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그야말로 소통의 부재가 불러온 상황이란 걸 나 또한 깨닫는다.
이혼한 여자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저자 이수진은 꿋꿋하게 헤쳐나가 삶의 정상에 우뚝 서서, 우리들에게 어른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당하게 세상과 어울러져 앞에 닥친 일들을 뚝심 있게 해나가는 여성, 엄마, 이웃, 그리고 치과의사, ... 모든 역할을 당당하게 균형있게 잘 해내는 저자,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냈을 것이다. 주변사람들과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때 향기로와지고 행복해진다는 삶의 진리를 가슴에 간진한 이수진, 50대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30대 여성처럼 동안으로 사나보다. 34살에 이혼도장을 찍고 아이와 일에 전담하면서 더 열심히 자신을 위해 아이를 위해 일하고 가꾸고 하는 동안, 그녀는 남편보다 더 멋진 남성, 열대 야자수 아래 그늘을 만들어주는 남자를 만났단다. 늘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보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마음을 가진 남자를 만났다는 그녀가 행복해 보인다. 결혼 실패로 온갖 풍랑 다 겪으면서 성숙해진 눈으로 바라본 남자,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 꿰뚫어보는 안목이 생겼으리라.
희노애락이 있어야 진짜 인생이라 생각하는 그녀에게 나다움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 음댕 스타 크리에이터, 김새해 작가, 정수란 통증 재활 전문 트레이너, 진진 스트 유튜버 등 5명을 소개하며 그녀의 생각들을 가미해 펼쳐놓는다. 그 녀들을 통해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나이답게 살아가는 기술이란 에필로그까지 꼼꼼하게 구성해놓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원한 한 잔의 사이다를 마신 기분이다.
살면서 나이 값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그래서 좀더 느릿느릿 살아가며 나이먹는 방법이 있다면 한수 배우고자 이 책을 읽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하며 읽었는데 솔솔 나름 재미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녹여 읽는 사람이 사이다 한 병 마신 것처럼 속이 시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