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줘서 고마워요 - 사랑PD가 만난 뜨거운 가슴으로 삶을 껴안은 사람들
유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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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줘서, 고마워요.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삶을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우리는 참 많이 깨닫고 있다. 연신 뉴스에서 들려오는 자살 소식들 하며, 사람들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수많은 기사들. 그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삶을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게된다. 참 역설적으로 삶을 살아가야할 이유와 삶을 그만둘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한곳에서 우리는 만나게 된다.

 

여기, <휴먼다큐 사랑>, <김혜수의 W>,<PD수첩>,<MBC스페셜> 담당 PD 유해진의 이야기가 있다. 사실 휴먼다큐 사랑을 직접 본적은 없다. 그래서 인터넷 기사로만 풀빵엄마, 안녕아빠의 이야기를 들어봤지 정작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했고, 어쩌면 이책을 통해서 처음 그들을 만났다고 말하는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기면서, 내가 오늘 살아가고 있는 이유를, 내가 살아가는 이 날들이 정말로 어제 죽어간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내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쉬웠다.  내가 이책 주인공의 삶을 대신살아간다는 사명감이라도 받은 듯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정말로 후회없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리는 늘상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말로는 다들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행복들이 떠나가고, 우리곁에 없을때가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게 바로 우리들 삶이 아닐까.

 

두 아이의 아빠로 열심히 살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가족의 곁을 떠날수 밖에 없었던 준호씨의 이야기, 동생들이 더이상 죽지 않기를 바라는 12살 소년, 암병동의 닭살 커플 창원씨와 영란씨, 장애인이자 미혼모이지만 은서와 홍현이의 엄마이기에 아플수도 없다는 정미씨, 엄마가 되고 싶었던 엄지공주 선아씨, 24살의 티엔씨와 남편 영창씨, 수영선수 진호씨 외에도 정말 많은 이들이 이책에는 등장한다. 어느것 하나 허투루 넘길 이야기들이 없다. 책장을 넘기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이기도 하고, 너무나도 진솔한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PD 유해진이 겪어왔던 정말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이 등장하기에, 더 가슴이 아픈지도 모른다.

 

언론이으로서 진실을 알려야할 의무가 있었기에 황우석박사 사건을 이야기 할수 밖에 없었고,  전쟁의 실상 앞에서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룰수 밖에 없었던 유해진. 거기다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애뜻한 정까지 이 한권에는 정말 우리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방송에 나왔던 사람들과의 일회성 인연이 아니라, 끝까지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도 잘 살고 있는지 만남을 가지는 그 모습 속에서 진솔한 유해진을 만날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정말로 경제 논리가 아닌 따뜻한 가슴으로 볼수 있을것같은 생각이 절로 든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도 힘들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책은 큰 선물이 될것만 같다.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하고, 우리는 살아있음에 감사해야한다.

 

 

p. 20

 

왜 우리는 그것을 '잃었을 때'라야 비로소 ' 가졌을 때'의 소중함을 깨닫는 걸까. 그것이 '없어져야만' '있어서'행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걸까

 

p.43

더 가지지 못한 것뿐 덜 가진 것도 아닌데 왜 '더, 더,더'에만 초점을 맞춰 살아온것일까, 왜 이룬 것은 보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것만 생각한 것일까. 자주 행복해하지 않았던 내게 물었다.  행복하지 '않은'것인지, 행복하지 '못한'것인지

 

p.52

죽음이 예정돼 있다고 해서 지금의 삶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살아 있는 나날이라도 온전히 누리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이 어찌 이기심이고 욕심일까. 그것은 살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응당한 요구이고 살아 있는 자신에 대한 최선의 예의였다.

 

p.75

삶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논리의 각축장도 아니고,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지는 더더욱 아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아서 익히고 틀렸음을 알았을 때는 고치고,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또 틀리고 ......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뿐

 

p.83

부족한 환경을 원망하고 좌절하기보다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몸부림과 값진 땀을 바라보며, 나는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배우곤 했다. 삶이란 설사 그 결이 울퉁불퉁하고 그 색이 우중충하더라도, 그것을 곧게 펴고 화사하게 빛낼 가능성이 있는 한,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p.102

삶의 행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는것같이,사소한 기적들에서 꽃핀다는 사실을. 모두가 등을 도렬도 내가 믿고 의지하는 단 한사람, 그만 내 편이 돼준다면 인생이 그리 불행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p.202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서 갈구하는 사람들을 만나노라면,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곤한다. 지금 내게 당연한 것이 어떻게 당연한 것이 될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의식조차 못 하던 것들의 소중함이 새삼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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