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사전

조선왕조사 전(傳) - 한국사에 남겨진 조선의 발자취
김경수 지음 / 수막새 / 2007년 11월

언젠가 부터 국사라는 과목을 참 좋아라 했었다. 매주 일요일이면 kbs 역사 스페셜을 꼬박꼬박 챙겨봤을 정도이니 말이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치기위해서 공부를 하면서도 즐거워 했던 과목이 국사였다. 물론, 지금은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가끔 느끼는 것이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이나, 한 인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통시적 흐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그런 느낌을 참 많이 받았었다.

 

하물며 조선만 해도 500년 역사인데 내가 그 역사를 전부 외울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대충의 흐름을 알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것인지 최근에 접하는 역사서들은 전부 내가 알고 있던 역사 상식의 잘못된 오류를 고쳐주거나, 특정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거나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숨겨진 역사를 알아가는 그런 내용의 책들이었다. 물론 이런 책들 역시 읽는 내내 재미있었고, 또 모르던 역사적 사실도 많이 알게 된것은 사실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차에 읽게 된 책이 수막새에서 나온 <조선왕조사傳> 이었다.

 

두께로 본다면 평범한 역사서에 불과하지만 조선의 역사 500년간의 왕을 전부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정말 색다르게 다가왔다. 한정된 책 페이지 않에서 조선왕의 전부를 다루려고 하면 상당히 내용이 빈약하던가 얼렁뚱땅 넘어 가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내 생각이 기우였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의 탄생 태조 이성계부터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까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을뿐만아니라, 권력의 투쟁 그리고 그 속에서 왕이 살아남기 위해 벌였던 일들, 잊지 못할 우리의 치욕의 역사까지 인과관계에 의한 서술을 통해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조선사 500년을 한번에 훑어볼수 있을것이다.

 

물론,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한다면 이책은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처럼 단편적인 지식들을 알고 있었지만, 그 지식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단비 같은 책이 아닐수 없겠다. 각 왕들에 대한 서술 사이사이에 살펴보기라는 하나의 코너를 마련해 이슈로 다룰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어 딱딱하기만 한 책 속에서 또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조선 500년사에서 최고의 왕으로 꼽자면 세종과 정조를 꼽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외의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거의 극과 극을 달릴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가 아직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항상 승리한 자의 입장에서 기술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하는 것은 그 역사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잠시한다. 조선의 역사, 그것도 왕을 중심으로  한  우리 역사를 통시적 관점에서 한번 훑어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 기초적인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 책과 더불어 역사의 아침에서 출간되었던 <조선왕비실록>을 함께 읽어 볼것을 권하고 싶다. 역사서는 늘 그렇듯 읽고 나면 그대로 비판적 사고를 하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또한번 우리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에 내 자신에게는 도움이 되는 역사서였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