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책의 날 기념, 10문 10답 이벤트!
1. 개인적으로 만나, 인생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고픈 저자가 있다면?
안치운 선생님. 마음의 평온을 얻고 싶을 때 선생의 글을 찾는다. 차분한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한결같이 고요하다. 몇 년 전 한 번 실제로 마주친 적이 있다. 잠깐 이야기 나눴을 뿐이지만 내가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모습보다 더욱 따스하면서도 냉철했다. 뜬금없이 주례를 부탁드리고 싶다.
2. 단 하루, 책 속 등장 인물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의 삶을 살고 싶으세요?
소인국, 대인국, 말의 나라, 라퓨타… 하루동안의 일이 아닌가? 그럼
율리시즈... 이건 좀 어렵다.
3. 읽기 전과 읽고 난 후가 완전히 달랐던, 이른바 ‘낚인’ 책이 있다면?
마르케스의 요설들이 재밌긴 했는데, 수많은 찬탄과 그에 상응하는 인기만큼 재밌거나 묘미를 주진 않았다. 너무 기대했던 바, 좀 시들했달까.
4. 표지가 가장 예쁘다고,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책은?
버지니아 울프인지 클라리사인지 댈러웨이 부인인지...
표지에 있는 여인의 모습을 전부 볼 수 없어서 더 애처롭고 여운이 남는다.
5. 다시 나와주길, 국내 출간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책이 있다면?
당연히 없을 줄 알았더니 <몽상의 시학>은 출간됐네. 실은 헌책방에서 예전 김현 번역으로 출간된 오래된 책을 사서 시골에 짱박아 뒀다. 새 번역으로 또 읽고 싶은데 마침 동문선이네. 안 땡기네. <관객모독>은 학교 다닐 적 너무 좋아서 전문을 타이핑해서 옮겼었다. 내용은 쬐금 생각난다. 앙리 보스꼬의 <반바지 입은 당나귀>도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이다. 세 권 다 대학 때 좋아하던 책들이다. 나는 여전하네?…
6. 책을 읽다 오탈자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요.
연필로 체크하고 책 귀를 접어둔다. 오래 전에는 리뷰 쓸 때 덧붙여서 지적하거나, 알라딘 오탈자 신고를 통해 지적하곤 했다.
오탈자에 대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좀 잼있는 오탈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 한 페이지 전체가 잘못됐다면 반품한다.
7. 3번 이상 반복해서 완독한 책은?
문장이 아름다워서 가끔 펼쳐보곤 했다.
마찬가지로 그의 깔쌈한 신비주의적 논리가 아름다워 여러 번 읽었다.
언젠간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되기를...
8. 어린 시절에 너무 사랑했던, 그래서 (미래의) 내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
시튼의 동물기를 너무나 사랑했다. 5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하루라도 시튼동물기를 안 읽은 적이 없다. 지금 가만히 떠올려보아도 시튼은 참 따뜻하고 섬세한 사람인 것 같다.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긴다면 꼭 함께 읽어야징.
9.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두꺼운(길이가 긴) 책은?
요거 읽는 데 꼬박 한 달 걸렸다. 내 이십대 초반의 한 때에 격렬한 영향을 줬다.
요책 굉장히 전문적일 것 같고 어려운 듯하지만, 활자가 매우 크며, 기기묘묘한 사진 솔찬히 실렸다.
읽는 재미 솔솔하다. 두껍지만 금세 읽을 수 있다. 저자의 박식에 깜놀한다.
10. 이 출판사의 책만큼은 신뢰할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는?
언뜻 생각나기로는 한길사, 길, 푸른역사, 창비, 문지, 김영사, 열린책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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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즉흥적으로 작성한지라 쓰고 보니 쪼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