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 ) 수능 고수 - 2003 수능 인문/자연 상관 없이 변표 365점

# 주위에 있는 아줌마들이 "그 집 아이는 1등급 이라면서요 공부 정말 잘하네요 정확히 몇 점이에요" 라는 말을 엄마한테 한다. 엄마가 대답하면 다시 한 번 놀란다
# 평준화고의 경우 입시 기간 내내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챙겨준다. 학교 안에서는 이름만 말하면 선생들이 다 안다
# 재수를 결심한 친구들이 공부 방법을 물어온다
# 명문고나 특목고가 아니면 웬만한 학교에서는 전교 1~2등은 어렵지 않다


레벨 2 ) 수능 지존 - 2003 수능 인문/자연 상관 없이 변표 375점

# 웬만한 입시 사이트에서는 상담 받기가 곤란해진다
# 렉스톤 차 광고만 보면 뿌듯해진다 (대한민국 1퍼센트)
# 지역구 내에서 공부 좀 한다하는 애들은 누구나 자기 이름을 다 알기 시작한다
# 학습지를 했을 경우 회사에서 원고료 줄테니 공부법을 써달라고 연락이 온다
# 보습학원에서는 현수막에 이름 걸 준비를 한다
# 취미나 특기에 "공부"나 "수능"을 써도 별 문제가 없다
# 재수는 하지 않을 줄 안다
# 입시철에 TV에서 수능이나 대학 얘기가 나오면 왠지 뿌듯하고 여유로워진다
# 한가롭게 논술 면접 준비를 한다
# 득햏하지 못한 대부분의 오르비 햏자들이 머물러있는 단계이다. 처음으로 오르비에 들어왔을 경우 "C발 이 ㅅㅐ끼들 다 구라야!!" 라고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수능 끝나고 처음으로 좌절한다


레벨 3 ) 수능의 제왕 - 2003 수능 인문/자연 상관 없이 변표 385점

# 보통 입시 사이트에서 솔직히 점수를 말하고 "서울(법,의)대 합격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보면 "ㅆㅣㅂㅏㅅㅐ끼", "초당대 두부제조학과 가능하겠네요", "2001년 수능봤냐", "나는 398점인데" 등의 리플이 달린다
# 이름만 말해도 옆학교 전교 1등이 오줌을 지린다
# 배치표만 보면 뿌듯하다. 온 세상이 내 것이다
# 학교에서는 성공신화로 불리며 선생들이 십수년 동안 "너네 선배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 로 운을 떼며 후배들에게 이야기한다
# 자식 교육에 관심 있는 인근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된다
# 오르비에서도 비교적 여유있게 클로킹을 하다 가끔 나타나면 사람들이 환영해준다
# 퍼센트를 따지지 않고 전국 등수를 세기 시작한다
# 거의 모든 8학군 학교나 특목고에서도 전교 1등이 아주 유력해진다
# 도망갔던 애인이 돌아온다


레벨 4 ) 수능의 신 - 2003 수능 인문/자연 상관 없이 변표 390점

# 오르비에서 실명까지 기억해준다
# 올해 수능 봤다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따귀를 때렸을 때, 맞은 넘이 "이런 나보다 공부도 못하는 ㅆㅣㅂㅏ넘이 감히!"라고 말했을 경우, 이 명제가 참일 확률은 100원짜리 동전을 15번 던져서 15번 모두 같은 면이 나올 확률보다 낮다
# 도 수석으로 신문 기사에 이름을 올린다
#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정작 당사자는 그 사람들을 모른다 "우리 오빠 가장 친한 친구의 친구", "우리 사촌 형 옆집 사는 누나의 남자 친구", "작은 오빠 학교 선배", "동료 선생의 제자" 등등
# 대학 들어간 이후에도 누가 수능 얘기만 하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 대학에 떨어지면 이변으로 기록된다. 이 경우 "대학 입시 무엇이 문제인가" 등의 제목으로 신문이 다뤄준다


레벨 5 ) (감히 단어로 표현할 수가 없음) - 2003 수능 인문/자연 상관 없이 변표 396점

# "수석 합격입니다"라는 전화를 세 번 받아야 한다
# 가군에 있는 대학들로부터 로비를 받는다. 교수직 보장, 6년 장학금 등으로 꼬신다
# 서울대 자대나 공대를 썼을 경우 서울대 총장이 고민하지 말고 우리 대학 와달라며 친히 전화를 한다. 이때 의대를 버리고 서울대를 선택하면 길이길이 나라를 의해 힘든 길을 선택한 애국자로 기억된다
# 수능과 관련된 수기나 공부 방법이 담긴 책을 낸다
# 대한민국 역사가 기억해준다

/출처는 오르비

뭐, 레벨 1인가.. 레벨 5까지 고고고!
남은 2년을 하얗게 불태워버리는 거야~
(독서실 가기 싫어 뻐팅기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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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신호등 -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한 자기성찰의 거울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7월
절판


자유로운 시장에서 상품 가격은 경쟁을 통해 단일 가격이 형성된다. 하지만 사상은 전체주의 사회에서조차 단일화되지 않으며 자유로운 시장에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풍요로워진다. 그래서 "우리들의 부싯돌은 부딪힐수록 빛이 난다(볼테르)." 사상과 의견은 부딪힐수록 다듬어지고 견고해지고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사람을 감옥에 쳐넣거나 심지어 죽인다고 해도, 사상은 감옥에 처넣을 수 없으며 또 죽지 않는다. 16, 17세기부터 인문주의자들이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주장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던 이유는 사상과 양심은 이미 자유로운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인 까닭이 다른 데 있지 않다.-132~133쪽

요컨대, 한 사회의 언론 종사자들에게 양식(良識)이 있는가 없는가의 정도는 사회구성원들, 즉 독자들의 비판의식 정도에 의해 규정된다.-193쪽

........문제는, '무지하지 않은 것'과 '무지하지 않다고 믿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다. 스스로 무지하다고 인정할 때엔 무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만, 무지하면서도 무지하지 않다고 믿을 때엔 무지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이는 뻔뻔한 사람이 스스로 뻔뻔함을 알지 못하여 뻔뻔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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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혁명적인 것보다 다수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것이 훨씬 혁명적이다."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그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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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신호등 -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한 자기성찰의 거울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을 때는 늘 비판적으로 읽으라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에
그대로 흡수당하고 모조리 동조하는 것은 때로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더구나 읽는 이가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 한없이 얕은 배경지식과 식견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닥치는대로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제대로 된 안목 없이 무턱대고
그래 맞아 맞아를 외치며 자신도 모르게 휩쓸려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빨간 신호등'이 나에겐 그런 책이었다.
저자 홍세화씨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게다가 나는 작년에 학교 동아리에서
홍세화씨를 초빙하여 그의 강연를 들은 경험까지 가지고 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를 읽으면서 주위 친구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적극 권장하며 다녔고,
강연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날 식탁에서 홍세화씨의 의견에 마구 동조하며
얘기를 하다가 엄마에게 '귀가 얇다'는 말까지 들었었다.
그만큼 나에게 홍세화씨는 진즉부터, '옳은 말만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었다.
하지만 은연 중에서도 너무 한쪽 이야기만 들어서는 모른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의 문제의식에 더욱 더 동조해 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80%도 90%도 아니고 100%의 동조였다. 주위에서 홍세화와 한겨레는 극진보다, 너무 진보쪽으로만
생각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이는 것을 어찌할까.
그가 제기하는 문제들, 비판하는 구조체제들이 내 눈에도 적나라하게 문제시되고
삐뚤게 보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원래 내가 뭐든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성격일지도)

이 책은 홍세화가 지난 몇년간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서 2003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몇년동안 우리 사회에 일었던 파문, 사건들, 의혹들이
다시금 내 머릿속에 하나 둘 떠올랐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라 지금 읽기에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지나간 시간을 회고하면서 그 의미를 면밀히 따져보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내 성격이 이 얘기를 들으면 이런 가 보다, 저 얘기를 들으면
저런 가 보다하는 줏대없는 성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분별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이 일부 사람들의 평가처럼 홍세화의 거만이든, 욕심이든 허황된 꿈이든 간에
나중에라도 내가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얻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을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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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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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나로서는 읽는 내내 진도가 안 나가서 꽤나 애를 먹었던 책이었다.
책도 얇고 양장본이라서 하루면 후딱일 줄 알았더니 페이지는 왜 그렇게 안 넘어가던지.
나는 신을 믿는 사람도 아니고 기적이라든가 영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더 이 책을 읽으면서 난해함을 느꼈던 것 같다.

파울료의 책들이 모두 그렇듯이, 이 책에서도 그는 '영혼의 소리'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연금술사"에서 내면의 자아의 소리를 쫓는 길의 여정을 보여준다면
"피에트라.."에서는 사랑을 노래하는 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세세하게는 신의 여성적 면모에 대해.

이 작품에서 주를 이루는 코드는 사랑이다.
따라서 이 책에 등장하는 신도 군주의 모습을 한 신이 아니라 사랑하는 신일 수 밖에 없다.
신은 여성적이며, 온화하고, 포용하는 신이다.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영혼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신앙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그러는 사이에 번뇌하고 슬퍼하며 성장한다.

그러나 역시 이런 쪽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에겐 그닥 맞지 않는 책인 것 같다.
읽으면서도 뭔가 크게 와닿기 보다는 글쓴이의 대략적인 생각을 가늠해 낸 것이 전부니까.
화자가 여성이라서 감정의 흐름은 수월하게 받아들어졌다. 신은 어디서나 존재하고
어디에서나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신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혹해서
주위에 사물들이 왠지 특별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그때 뿐.

자신의 신앙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거나,
자신의 신앙심 깊고 얕음에 의심이 되는 분이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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