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시장에서 상품 가격은 경쟁을 통해 단일 가격이 형성된다. 하지만 사상은 전체주의 사회에서조차 단일화되지 않으며 자유로운 시장에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풍요로워진다. 그래서 "우리들의 부싯돌은 부딪힐수록 빛이 난다(볼테르)." 사상과 의견은 부딪힐수록 다듬어지고 견고해지고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사람을 감옥에 쳐넣거나 심지어 죽인다고 해도, 사상은 감옥에 처넣을 수 없으며 또 죽지 않는다. 16, 17세기부터 인문주의자들이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주장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던 이유는 사상과 양심은 이미 자유로운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인 까닭이 다른 데 있지 않다.-132~133쪽
........문제는, '무지하지 않은 것'과 '무지하지 않다고 믿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다. 스스로 무지하다고 인정할 때엔 무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만, 무지하면서도 무지하지 않다고 믿을 때엔 무지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이는 뻔뻔한 사람이 스스로 뻔뻔함을 알지 못하여 뻔뻔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