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마운드에 서다 - 자이언츠 키드의 사회인 야구 도전기
정범준 지음 / 알렙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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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흔의 나이에 하고싶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해서 야구를
즐기고있는 정범준씨의 '사회인 야구 도전기'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다른 생각없이 바로 집어들수 있었다.
왜냐~ 나 자신이 야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야구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수 출신도, 야구를 해본적도 없지만 이론으로 따지자면 하일성, 허구연 뺨이라도
치고 올 수준이니 딱 책의 저자 정범준과 비슷한 입장이라 하겠다.
 





 

올 한해동안만 해도 김은식이 쓴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마해영이 쓴 '야구본색' 두 권의
야구관련 책을 읽었고, 각종 야구관련 팬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며, 다음 야구게시판에
살다시피 했었으니까~ 작가 정범준이 1970년생으로 '자이언츠 키드' 라면 나는 비슷한
연배의 '타이거즈 키드' 였던 셈이다. 작가가 야구팀이 있는 부산의 중,고교를 다니면서
야구를 접했듯 나역시 야구팀이 있는 중,고교를 다니면서 야구를 접해왔다.
호남지역 최고의 명문 고교야구 팀을 보유한 광주일고, 광주 제일고등학교가 내 모교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프로야구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배출한 학교. 그들과 나는
각각 선후배 관계로 연결돼 있다. 물론 그들은 나를 전혀 모르겠지만...
선동렬, 이종범, 박재홍, 김기태, 강정호, 최희섭, 서재응, 김병현, 김상훈 등등...
많이 알려진 야구 일화중 하나인 세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결승 스리런홈런도 직접 라디오 중계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야구광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직접 야구를 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운동에 소질이 없기도 했거니와 어린시절 동네에서, 또는 학교에서
흉내내던 야구시합에서는 맘과 달리 휘두르는 방망이마다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으며,
내가 던지는 공은 유격수 자리에서 1루에 도달하기도 버거웠다. 일찌감치 야구를 직접
하는건 포기할수 밖에~ 성인이 된 후에도 가끔 운동장에서 공던져 주고받기, 일명
캐치볼이라도 할라치면 다른이들보다 유난히 어깨가 약함을 절실히 느끼기도 했었고...
그래서 야구는 나에게 있어, 직접 하는 운동이나 스포츠가 아니라 보고 즐기는 오락과도
같은 대상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선 아직도 '나도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해서
좋아하는 야구를 즐기면서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는데, 막상 내가
있는 지방에선 사회인 야구팀을 찾기도 어려웠고, 또 실제 가입해서 활동할 용기도 부족했다.
 
그런데 저자 정범준은 역시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서른아홉의 나이에 '더이상 미뤘다가는 평생 못할것 같아서' 쇼핑몰에서 싸구려 글러브를
주문하고, 대뜸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한다. 'K 드래곤즈'
실제로 이 책은 마흔의 나이에 사회인 야구에 도전하는 정범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각자 사연이 있고, 다양한 일을 하던 일반인들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하고싶은, 좋아하는 야구를 맘껏 펼치는 사회인 야구단 전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는 수천개의 팀과, 수만명의 야구선수들이 주말과 일요일에
양복을 벗어던지고 땀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있으면 나 역시 그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를 뛰고, 경기가 끝나면
모여 술한잔 하고, 또 다음날 회사로 출근하는 그런 생활을 하고있는듯 느껴진다.
역시 내 마음 한켠에선 야구를 향한 그리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보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책을 통해 예전의 아련한 야구 선수들이나 기록들을
되짚어 보기를 바랬던 기대, 그리고 마흔의 나이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운드에 서서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들을 기대했건만 책의 대부분은 작가 정범준이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해서 활동한 기록들을 날짜별로 기록지에 기록하듯이 서술돼있다.
감동이 약했다고나 할까?
 
야구가 됐든, 다른 스포츠가 됐든, 아니면 공부가 됐든 간에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비록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잊지말고 해볼수 있는 용기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주위에도 보면 승진이나 평가와 전혀 상관없는 분들이 영어공부를 하고 일어공부를
하는것을 볼수있다. 아니면 취미로 요리학원에 다녀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서예를
배우는 분들도 있고. 이런 분들이야말로 진정 멋을알고, 인생을 즐기는 분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렇게 사는게 진짜 행복아닐까?
잊고 있었던 우리 꿈을 생각해보자.
나는 무엇을 하고싶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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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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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출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탤런트 구혜선이 소설 '탱고'를 냈고, 소지섭은 사진집을, 김남주는 살고있는 집의 인테리어 및
자녀교육 철학을 밝힌 에세이를, 개그맨 최양락은 유머집을, 가수 린은 포토에세이를 각각 출간했다.
이런 연예인들의 책 출간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것처럼 보인다.
다재다능한 끼를 발산하는게 연예인이듯 노래나 춤과 연기에 그치지 않고 글쓰기 솜씨도 마음껏
뽐내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여기 탤런트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내가 조안을 알게된건 2003년 여름,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첫사랑'에서였다.
혹시 기억 나실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첫사랑에 실패하고 아픈 기억을 간직한 미대 교수 이준희
(신성우)를 짝사랑하는 미대생 오희수역을 맡아 가슴 절절하면서도 당돌한 연기를 참 잘했던
기억이 난다. 가슴 미어지는 내면의 슬픈연기, 눈물연기, 그러면서도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사랑에 빠져 벼랑끝이라도 몸을 내던질것 같은 가슴 절절했던 그 연기... 잊을수가 없다.
그후로 조안의 연기생활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 여고괴담을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맹활약 했고 가장 최근에는 KBS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에서 연기했다고 하는데
하지만 내가 드라마를 잘보지 않는탓에 '첫사랑'이후 딱히 드라마에서 조안을 더는 보지 못했다.
오히려 티비속 드라마 보다는 신문이나 인터넷 연예기사속에서 열애설, 삼각관계설, 결별설,
또다른 남자와의 열애설~ 로 더 자주 볼수 있었다. 뭐 남녀가 만났다가 헤어지는 거에 대해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인 남자는 안됐지만 유부남과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남성편력은 그녀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터넷 속에서 떠들썩 하던 그녀를 오늘  
'단 한마디'라는 단편집으로 다시 만났다.

앞서 강조했지만 나에게 조안이라는 탤런트는 애절하면서도 당돌한 연기를 꽤 잘하는 배우였다.
그런데 글쓰는 재주도 가지고 있나보다. 짬짬이 글도 쓰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 이렇게
단편집을 낼 정도니 말이다. 더군다나 글속에 들어있는 삽화들도 모두 그녀가 직접 그린것이란다.
아주 기대가 됐다.





 

책을 내게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에게 출판사로부터 책을 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신문에 나온 인터뷰 기사 -동화책을
내고 싶다는- 를 봤다고 했다. 내심 겁이 나긴 했지만 용기를 내서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
출판사에 보내 주었다. 공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판사
분들이 내글을 좋게 본 모양이었다. 아니면 내가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기에 보다쉽게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어른을 위한 동화를 써보고 싶은게 꿈이었던 조안.
그리고 그 기회가 왔고 틈틈이 써두었던 열여섯 편의 단편을 모아 '단 한마디'라는 책을 내놨다.
 
개성 넘치는 글이다. 이제껏 이런 글들을 본 적이 없다. 단편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글이고
현실감이 있는 글이 아니라 일종의 환타지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글과 함께 그림도 직접
그렸다는 건 평가할 만 하다. 그런데....뭔가 이상하다.
한 편, 한 편 읽을때마다 감동적이거나, 유쾌하다거나, 재미있다거나, 기발하다거나, 의미심장
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거다. 그보다는 이건뭐지?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야?
이런 느낌...

책을 다 읽어가는데 처음 느꼈던 낯선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하고
낯선 느낌만 유지된다. 일면 앞에 나왔던 이해할수 없는 단편들이 뒤에 가다보면 내용이 연결된다거나
무슨 설명이 있겠지~ 하고 바래봤지만 그냥 끝이었다. 분명 조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하며
글을 썼다고 했다. 동화라면 뭔가 꿈과 희망이 있든지, 교훈이 있든지, 배울점이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데 전혀 없다. 제목 그대로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지만 나에겐 아주 이상한 이야기다.
 
'블링블링', '압구정 다이어리', 그리고 얼마전 서평을 남겼던 '19 29 39'의 작가 정수현이 추천사를
남겼다. 추천사 이다 보니 정수현 작가는 조안의 글을 칭찬하고 한번 읽어봐라~ 라는 글을 남겼다.
여러분들은 정수현 작가의 추천사가 어떻게 들리는지... 아래  소개해본다. 


 


 ...(중략)...
 나는 처음 그녀의 글을 대하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예쁘장한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생소하고 낯선 이야기들이 잔칫상처럼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과를 고추장에
 찍어먹고, 영화를 볼때 팝콘 대신 명란젓을 먹는다더니, 글도 참 '4차원'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니, 먼저 그녀의 글은 어떤 장르에 속하는 것일까?
 ...(중략)...
 나는 다시 한번 그녀의 글들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갔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열여섯 편의 이야기 각각에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의 글을 분석하려는 것 역시 부질없다는 느낌이 왔다.
 괜히, 일부러, 구태여 머리 아픈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 어리석은 행동이니까.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아주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될거라 믿는다. 이제껏 이런 형식의 글을 접해보지 못했을테니까.
다른분들의 평가가 몹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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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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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노터봄이 쓴 '산티아고 가는길' 은 1992년 발간된 책이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되는 세스 노터봄은 소설, 시, 에세이등에 탁월한 글솜씨를 

자랑한다고 알려졌는데 이 '산티아고 가는길'은 발표이후 '여행기의 교본'이라 불릴정도로 

유명해진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특이하긴 하다. 그간 국내에서 발간된 여행기는 대상국가나 

관광지를 특정하고 그 국가나 관광지의 소개 및 특징을 알기쉽게 또는 재미있게 큼지막한 

사진을 곁들여 표현해주곤 하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일단 가볍고 쉽게 접할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세계 여행기의 교본이라 일컫는 '산티아고 가는길'은 처음 접할때부터 불편한 느낌을 

준다. 일단 산티아고(성 야고보)라는 도시가 한국인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진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이고, 우리가 익숙한 여행기인 '쉽고 가벼운' 책이 아니라 정반대의 

'어렵고 무거운' 책이라는 점이 불편하다. 또한 내용의 대부분이 수도원이나 성당을 소개하고 

기독교의 종교적 색채가 진한 설명으로 꾸며지다 보니 기독교인이 아닌 독자들이나, 설령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그런데 또 그게 그렇다...산티아고라는 도시 이름 자체가 성 야고보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도시인데다 유럽 중세 고적중에 종교색을 띄지 않는 유물이 몇이나 될까. 그만큼 종교는  

유럽인들의 삶에 기본바탕을 형성하고, 그 자체가 역사라는걸 감안하면 유럽 여행 자체가 

사실은 성지순례일테지... 

일단 산티아고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스페인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도)

 

저런 세상에...내가 무식한건가? 

세계 지도에는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없었다...(!) 

대신 에스파니아란 나라가 있었는데 찾아보니 스페인이 에스파니아란다... 에스파니아 중에서 

산티아고를 찾아봤다. 정확한 도시의 이름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스페인 하면 생각나는 건 '투우'로 대표되는 호전적인 문화, 플라멩고춤, 16세기 무력을 동원한 

포르투칼과의 식민지 쟁탈전.. 주로 부정적이고 호전적인 문화다. 

그런데 저자 세스 노터봄의 눈에 비친 스페인은 나와는 전혀 달랐나보다.  

"스페인은 잔인하고 무질서하다. 자기중심적이고 무자비하다. 스페인은 충동에 휩쓸려 자멸한다. 

스페인은 어지럽고 몽롱하고 불합리하다. 스페인은 세상을 정복했지만 손에 넣은 세상을  

감당하지 못했다." 라고 퍼부어 대면서도 "내 인생에는 변치않는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 

스페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렇다. 사실은 사랑이란 말로는 부족하다. 여자와 친구는 

내곁을 떠났지만 한 나라는 그리 쉽사리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라며 스페인을 향한 

깊은 애정을 나타낸다. 

 

무려 549페이지에 걸쳐 스페인의 방방곡곡을 해박한 종교적, 문화적, 문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 사도를 추앙하는 순례의 길이라기 보다 세번째 방문을 하면서 

희끄무레한  자기의 과거를,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는 길이라고 얘기한다. 

책의 시작, 바르셀로나로 가는 배에서부터 시작된 여정은 자동차를 타고 사라고사를 거쳐 

소리아로 이동하며 거기서부터 시작된 스페인 여정은 최종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에 이르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시골마을의 전원풍경부터 유명한 유적지까지 샅샅이 발가벗기듯 

소개하고 있다. 이 책 한권이면 스페인의 문화와 역사, 종교와 철학까지 모든것을 알수 있을듯 

하다.  

 

다소 불편할 정도로 '상세한' 정보의 전달과 '많은 양'의 정보로 꽉 차있는 덕에 두꺼운 책 한권이 

온통 깨알같은 글자들로 꽉 차있고, 사진 또한 시원시원한 칼라 사진이 아니라 흑벽의 작은 사진 

으로 이루어져 보기에 불편한게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나 모르고 있던 중세시대 기독교 문화나 서구 열강들의 역사를 알수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좌파와 우파가 수시로 부대끼는 내정, 식민지 시대의 절대강자였던 

과거의 영화, 1469년 페르난도와 이사벨의 결혼 이야기, 테루엘의 참사, 건축양식, 화가들의  

그림이야기등은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처음 책을 펴들때 

느꼈던 답답하고 무거운 느낌은 책장을 넘기면서 남아있는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아쉬움으로 

바껴간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여행의 최종 종착지이다) 

 

 

 

 

 

 

 

 

 

  

  

 

 

(좌측은 로마시대때 축조된 세고비아의 물길다리, 우측은 스페인 왕들이 가장 좋아했다는 알카사르성) 

 

단숨에 읽어 넘길 여행기를 찾는 분이라면 틀림없이 이 '산티아고 가는길'은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스페인 국민들의 국민성까지 모든것을 알고자 

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이 이상의 '스페인 여행기'는 없다고 단언한다. 한번 읽고 묻히는 책이 아닌 

곁에 두고 몇번이고 빼내 보는 그런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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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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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8기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고있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6개월동안 에세이 분야의 신간들중 가장 주목받는 책을 직접
선정해서 추천하고, 신간평가단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도서를 선정해서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 방법으로 활동하게 된다.
왜 이 얘기를 하느냐하면... 10월에 첫 선정된 미션의 책이 바로 '스님의 주례사'와
'산티아고 가는길' 이란 두 권의 책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추천한 책은 다수의 추천을
받지못해 서평단 대상 도서에 선정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책 '스님의 주례사'를 받아들고도
독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이유는 그다지 끌리지 않기도 했거니와 읽기도 전에
틀에 박힌 뻔한 말들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듣기 좋은말, 원론적인 말, 단지 주례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스님'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선의 주목을 끌었을 뿐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쌓여있는 읽어야 할, 다른 책들에 관심을 가졌고, 서평 기간 마지막 날이 되서야
마지못해 책을 펼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이 책을 쓰신 법륜스님과 이 책을 추천한 다른 서평단 블로거분들과, 이 책을
보내주신 알라딘 신간서평단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정중히 사과드린다. 내가 얼마나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그리고 왜 이 책이 입소문을 타고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왜 수많은 서평전문 블로거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는지... 두 말 할것없이 책의 표지를 감싸고 있는
띠지의 말이 100% 나의 솔직한 심정과 일치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사랑하는 아들딸아, 결혼한다면 이 책만큼은 읽고 가라!"
"어머니가 딸에게, 아버지가 아들에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사랑과 연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모든 지혜를 담고 있는 책!"
 


이 모든 문구들이 내 마음과 일치한다!
흔히 불교에서는 모든 불행과 고통과 번뇌가 내 마음에서 비롯되며, 욕심을 버리는 것이 수행과정의
첫걸음이라 일컫는다. 내 종교는 천주교지만 불교와 천주교에서 가르치는 조언들이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어 나 역시 불교에 대해 거부감이 있지도 않거니와, 전국의 유명사찰들을 자주 찾는 편이다.
또한 불교의 가르침에도 심히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욕심'을 버리느냐는 거다...
서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데,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찌하면 손해보지 않고, 남보다 앞설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이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요,
물질은 있다가도 없는거고, 없다가도 있는거고, 무상을 강조하는 법문의 실천이 어렵다고만
생각해왔다.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을 앞둔 남녀,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고통받는 남편과 아내들을 위한
법륜스님의 조언집이다. 이 역시 모두 불교의 가르침을 알기쉽게 결혼생활에 접목시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순간 그동안 내가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던 부분이 너무도 명쾌하게
정의되고,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역시 근본은 '욕심을 버려라~' 인데 어떻게 그렇게 할수가 있는지
고민하지 않고 책을 읽는 순간 "아~" 하는 깨우침이 절로 드는거다...


많은 부부들이 항상 행복하게만 살수는 없듯이 결혼 6년차인 우리 부부도 수도없이 크고 작은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좋을때는 한없이 행복한 가정과 부부의 모습이지만, 나쁠때는 당장
헤어지자고 다시는 안볼 사람들처럼 반목한 적도 있다. 그래서 아내나 나나 기회가 되면
부부상담이나 관계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해볼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게
이 책을 읽은 지금 나는 아주 유능한 심리치료사에게 부부상담을 받은 기분이다.
그리고 설령 아내가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결혼생활이 바뀔수 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래도 같은 책이라도 자신에게 당면한 주제에 더 끌리듯 오늘 읽은 '스님의 주례사'는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모든 단락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스님의 말씀 한토막 소개한다.
 





  "길을 가다보니 두 여인네가 콩밭을 매고 있어요. 분명히 한 사람은 주인이고 한 사람은 
  객일텐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일까요? 조금만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밭일이 끝나고
  A라는 사람이 B라는사람에게 돈을 줘요. 이 때 누가 주인이에요? A가 주인이에요.
  주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밭일이 끝나고 A가 B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해요. 그러면 우리는
  A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어요.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주인이고, 인사받는
  사람이 객인 겁니다.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다 인사 받으려고만 합니다. 사랑 받으려고만 해요.
  이해 받으려고만 하고, 도움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객꾼으로 떠도는 거에요.
  떠돌이 신세로 늘 헐떡거리며 사는 겁니다.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나는 내 인생에서 과연 주인으로 살고 있는지 객으로 살아왔는지 가만히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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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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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 주인공의 엄마인 김작가는 계동의 허름한 골목길에 '글짓기 교실'을 열고 조무래기
아이들과 주부들을 상대했고, 딸이자 주인공은 뉴욕의 핵켄색에서 '라이팅 클럽'을 개설
했다. 역시 피는 못속이는 것일까? 글쓰기에 미쳐있는 두 모녀의 이야기가 1인칭 화법으로
끔찍하게 담담하게 펼쳐지는 소설 '라이팅 클럽'
 
강영숙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소설이자 너무나 재밌게 읽은 책이다.
표지에서 보듯 낡은 타자기 한대와 책읽는 여인, 그리고 제목 '라이팅 클럽'이 말해주듯
이 책은 글쓰기에 미쳐있는 두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왜 글을 쓰는가,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얘기한다. 책에 소개된 작가 소개에 의하면 강영숙은 1967년생이고, 고교졸업후
무역회사 타이피스트로 일하다 1988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다. 십년후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 활동을 시작했는데 '8월의 식사',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빨강속의 검정에 대하여', '리나' 를 펴냈다.
 


소설가 오정희에 의하면 강영숙은 "소설 속 인물들의 발화점에 이른 긴장과 뜨거움과
위태로움이 독특한 미학을 이루며, 인간이 자기 안의 공동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어가는
가를 마치 임상보고서처럼 냉정한 문체로 섬뜩하게 그려내고 있다"라고 평가되는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너무 어려운 말 다 빼고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사건의 진행, 위기등을
마치 임상 보고서처럼 냉정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는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1인칭 화법이라 독자로 하여금 더 쉽게 작품속에 녹아들어 주인공과 나 자신을 동화되게
하는데 반해 지루하리만큼 위기감 없이 냉정한 문체로 풀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잠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 정말 글을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이 수시로 들만큼...
또한 극중에 주인공이 존경하는 작가로 나오는 J를 통해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독자에게
가르치고 있다. 설명하기와 묘사하기. 열심히 소설을 써갔는데 J는 설명하려 하지말고
묘사를 하라고 조언한다. 인물의 심리에 대해, 상황에 대해... 다음번에 묘사했다고 글을
써가자 "이렇게 주인공이 한 행동을 나열한다고 해서 좋은 문장이 되지는 않아"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내 말을 잘 모를거야. 하지만 간결하고 분명한 묘사 뒤에 반드시 작가의 사고
과정이 드러나야 해. 그런건 묘사가 아니라 진술이지. 작가의 사고, 작가의 판단에서 오는
힘이 있는 진술이 반드시 들어가야 해. 이렇게 주인공이 기차 타고 갔다가 기차 타고 오는
과정을 보여주는게 소설의 다는 아니라구. 묘사와 진술 그 두가지가 적절히 섞여야 해.
좋은 문장이란, 좋은 소설이란 그런거야...


 
 




이 글을 쓰고있는 아빠소와 이 글을 읽고있는 이웃 블로거들은 모두 '글쓰기'와
무관할 수 없다. SNS, 블로그, 미니홈피와 같이 '1인 미디어'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매일같이 단문과 장문의 글을 쓰면서 살고있지 않은가!
똑같은 책을 읽고 서평을 남겨도 어떤 글은 베스트가 되고 어떤 글은 조회수 '0'에
묶인채 날마다 새롭게 쏟아지는 다른 글들에 묻혀 사라져 버린다. 우리가 쓰는 블로그의
포스트는 어떤 글이 좋은글이고 어떤글이 쓰레기인가...
 
써도 미치고, 안써도 미치는 글쟁이들의 숙명적인 운명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천상
'솜씨좋은 글쟁이' 강영숙의 작품을 만나보자. 이 책 역시 11월의 강추 소설로 기록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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