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08년 11월4일(火)은 미국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선출된 역사적인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에 대한 뉴스를 듣고 굴곡 있었던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바마는 하와이에서 케냐출신의 흑인 유학생 아버지와 캔사스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후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의 재혼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어린시절을 거쳐 마약을 복용하며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십대를 보낸다. 

 

그 후 LA에 위치한 옥시덴탈 대학(Occidental College)에서 2년 과정을 마친 후 콜럼비아 대학교의 정치학과로 편입을 하면서 그의 인생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고 1988년에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면서 그의 인생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 해 하버드 로리뷰(Harvard Law Review)의 최초의 흑인 편집장으로 선출되고 1991년 Juris Doctor (J.D.) 과정을 magna cum laude으로 졸업했다. 1L 여름인턴은 Sidley & Austin에서 2L 여름인턴은 Hopkins & Sutte(2000년 Foley & Lardner와 합병함)에서 했다. 이같은 화려한 학력을 불구하고 그 당시 그가 제 44대 미국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오바마가 선출된 다음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기사가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총 44명의 미국대통령 중에서 변호사출신이 무려 25명이며 오바마가 제19대 대통령 루터포드 헤이즈(Rutherford Hayes)에 이어서 두 번째로 하버드에서 J.D.학위를 받은 대통령이란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다시 음미해 보면 미국역대 대통령의 절반이상(57%)이 변호사 출신이였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미국사회에서 그만큼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가 높고 폭도 상당히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변호사협회(ABA)에 의하면 2008년도 현재 1,162,124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필자가 미국로스쿨에 입학한 1996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미국로스쿨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1980년대 히트작인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The Paper Chase)”이라는 미국드라마가 JD과정에 대한 소재를 담은 것을 빼고선 국내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미국로스쿨에 대한 국내인식이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2009년 3월부터 한국형 로스쿨제도로 불리는 법률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됨으로서 로스쿨제도의 원조격인 미국 로스쿨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996년 당시 필자는 별다른 정보 또는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미국로스쿨 유학을 떠났다. 그래서 남들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쌓게 되었다. 이같은 경험을 여러 사람들과 보다 효과적으로 나누기 위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로스쿨을 과장·허위광고를 하거나 또는 해외유학을 추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미국 로스쿨 유학을 이미 결정한 후배들에서 입학, 졸업 및 취업에 있어서 현실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제 1장에서는 미국로스쿨에 지원이유를 다룬다. 미국로스쿨제도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미국로스쿨 진학의 장단점,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 그리고 국내취업의 다양한 방법(국내로펌, 사기업, 국내로스쿨)을 논한다. 제2장에서는 미국로스쿨 진학전략을 간략히 집고 넘어간다. 합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리스크분산형 지원전략 및 로스쿨입학시험(LSAT) 준비방법 및 기타조건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3장에서는 미국로스쿨 입학 전의 준비사항 및 학년별로 반드시 알아야할 필수사항을 집어본다. 제4장에서는 로스쿨 졸업 후 국내외 로펌에 취업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한·미 로펌의 구조적인 특성 및 아시아사무소 운영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하고 사내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국내외 헤드헌팅사를 이용시 주의할 사항을 집어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과 아래의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되새기고 싶다.

Scio me nihil scire. (I know that I know nothing.)

모든 지식의 시발점은 자신의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다. 필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너무 많은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고 잘못 알고 있던 사실 또한 상당히 많았다. 이러한 깨달음의 소산물을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미국로스쿨 및 로펌에 대한 보다 정확한 사전정보를 입수해서 유학 및 취업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모든 후배 여러분에게 건투를 빈다.


2008년12월
안준성 

 


안준성 미국변호사
Junseong An
트위터: Cyberpiano
블로그: 안준성의 미국로스쿨 다시보기
           안준성의 잉글리시 디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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