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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토크 - 만 0~4세 하루 30분 말걸기 육아
샐리 워드 지음, 민병숙 옮김, 주현실 감수 / 마고북스 / 2003년 6월
평점 :
처음엔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말이 늦은 저희 아들을 위해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나 구체적인 문장들이 잔뜩 들어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책속에서 말하는 원리란 그저 하루에 딱 30분을 내어 아이와 놀아주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책 한권이 모두 읽히더군요. 먼저 말늦은 저희 아들의 월령(36개월 이후)부분을 먼저읽고 난후, 처음부터 읽어보았습니다.
아하! 바로 이게 문제였구나..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실천방법?은 없는것 같은데도 , 저희 아들 말 늦는 데 제가 한몫? 톡톡히 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제가 <언어적>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주지 못했는지 말입니다. 책은 월령별로 상세하게 나누어서 저자의 경험담과 30분 토크 육아의 자세를 먼저 짚어줍니다. 그리고 월령에 맞추어 해주어야 할 부모의 언어적 역할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아직은 이른 대화내용들을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열거하더군요.
저도 그렇지만 제가 생각해볼때 한국부모들은 두가지 공통되는 버릇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나는 과도한 교육열에 의해, 아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부모입장에서 (무의식중에) 분류하여 오히려 크나큰 세상을 다양하게 경험하지 못하고 편협되고 닫힌 지식만 전달하게 되는것. 또하나는 '과도한' 전달입니다. 저역시 후자에 해당했구요. 단순하고 단답적인 대화를 해야할때 온갖 수식어가 붙은 장문의 서사시?를 전달했으니 그것이 아무리 명 문구요 과학적이요 예술적으로도 수려한 문장이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싶으네요.
책의 원리중에 정말 명심해야 될것은 30분 대화의 주체가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뜻보면 놀아줄때 항상 아이중심으로 놀아준것 같은데 책을 읽다보니 아니더군요. 진정한 '아이중심'놀이며 대화가 무엇인지 알게되었습니다.
저희 아들은 이중언어권에서 말을 찾아야만 하는 환경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있더라도 말이 늦거나 표현력이 분명치 않은 아이 부모님이시라면, 다른 육아책보다 이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하루 30분이 한달뒤에 분명한 효과를 나타내더군요. 저는 따로 시간을 낼수가 없어서 잠자기 전 30분을 완전히 아이손에 잡혀 놀아주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와의 친밀감은 물론이고 잠자리 투정도 없어졌고 무엇보다 아이어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아이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기는 법, 그리고 아이와의 대화속에 부모의 어떤 태도나 언어에 문제가 있는지 잘 들여다볼수 있는 책입니다.